사설-구체적 實行意志 보여야

경제위기의 주요책임을 지고있는 재벌기업들이 김대중대통령당선자와 합의에 따라구조조정안을 내놓기 시작했다. 현대그룹과 LG그룹이 어제 사업구조조정등에 대한방안을 제시한데 이어 다른 그룹들도 잇달아 자체안등을 밝힐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발표된 현대, LG 두 재벌그룹의 구조조정방안이 앞으로 다른 대기업구조조정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것으로 보아 이들의 구조조정안내용이 큰 의미를 갖는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두 그룹의 안은 대체로 IMF과 정부의 요구에 따르겠다는 원칙적 수준으로는 충분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을 어떻게 실천할지를 밝히는 실행계획으로서는 내용이 부실한것이다.더욱이 노동계를 비롯한 국민들의 기대수준이 김당선자가 희망했던 재무구조건전환를 위한 사재출연과 업종전문화및 주력기업중심의 경영을 위한 '빅 딜'까지 포함된것에 비하면 실망이 큰것이다.

따라서 이번 구조조정안이 정부의 요구외에도 IMF측의 조건에 따른 것이긴 하지만재벌들은 IMF측의 조건만 적당히 이행하고 체질강화를 위한 근본개혁을 외면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과거에도 정권이 바뀔때마다 구조조정을 약속해주고 시간의 흐름에따라 흐지부지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도 재벌들이 이전처럼 적당히 넘어가기 위해 잔꾀를 부린다면 지금의 경제위기는 정말 벗어나기힘들게 되는 것이다.

물론 재벌들의 고충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 아직 사재출연에 대한 자금출처조사 문제나 세금문제등이 제도적으로 정비되지않는 상황에서 재벌들이 거액의 재산을 부실기업에 내놓는다해도 본래의 취지와 다른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정부가 조속한 법제화로 이같은 부작용을 해소시켜야 할 것이다. 그리고 사재출연은어디까지나 자발적으로 이뤄지고 그것이 지금 벌어지고 있는 나라살리기 금모으기운동처럼 사회적 칭송속에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렇지 않고 정부나 일부계층의 압력에 못이겨 사재출연이 이뤄지는 것으로 느껴진다면 우리 체제에선 바람직하다고 할수 없다.

빅딜문제와 비주력및 한계사업의 매각·폐쇄문제도 대상기업이 갖는 대내외적인 파급영향과 재산평가의 객관성등으로 공개적 추진이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재벌들이 그같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선명한 구조조정 내용을 요구받고 있는 것은과거의 잘못된 경험때문이다.

재벌의 구조조정은 무엇보다 실행의지가 중요한만큼 이번에 내놓은 방안에서 어떤방법으로든 그같은 의지를 보완해 할 것이다. 더 구체적 내용이 있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