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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구조조정'의 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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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의 금융지원이 시작되면서 본격적으로 등장한 용어가 '구조 조정'이다. '구조 조정'은 위기 극복책을 의미했고, 따라서 당연히 위기 발생의 진원지였던 관치금융과 재벌경제 부문에서 먼저 시작되었다. 이후 '구조 조정'은 급속히 사회 전분야로 확대되어 갔다. 기업은 물론이고, 정부 및 정치권에서도 이를 위한 논의가 본격화되었으며, 교육계, 문화계, 체육계에서도 이미 구조 조정이 시작되었다.

당초 '구조 조정'은 외부의 요구가 없더라도 스스로의 생존과 발전을 위해 절실한 것이었다. 아니'구조 조정' 정도가 아니라 '구조 개혁'이 요구되고 있었다. 이러한 현실적 필요성 위에 IMF의 요구가 가세하면서 김대통령당선자측은 '구조 조정'은 생존을 위한 지상명령으로 만들었고, 이를 위해서는 어떠한 희생도 감내 해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이제 '구조 조정'은 마치 당위적인 정언명령이나 되는 듯 사회 모든 분야에서 거역하기 힘든 위력을 발휘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지금의 '구조 조정'을 보고 있노라면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선다. '구조조정'의 요구가 드세어짐에 반해 '구조 조정'의 목적이 점차 실종되고 있기 때문이다. 재벌경제나 정치 및 교육에서의'구조 조정'에 대한 논의를 보면 점차 경비절감만을 우선시하는 '구조 조정'론이 지배적으로 되어가고 있다. 문제는 정치가 정치답지 못하고, 경제가 경제답지 못한데서 생겨난 것이다. '구조 조정'은 경제, 정치, 교육, 문화 등등 사회 각 부문에서의 불합리성과 부도덕성과 비인간성을 개혁하고정의롭고 평등한 사회를 건립하기 위해 요구되는 것이 아닌가. '구조 조정'의 목적과 방향이 분명하지 못하면, 아무리 허둥댄들 나아질 것은 없다. 무엇을 위해 '구조 조정'이 필요한지를 먼저 분명히 하는 것이 '구조 조정'에 있어서 항상 가장 앞서는 일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이윤갑계명대교수.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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