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JP총리인준안, 무기명 비밀투표땐 박빙 승부... 시종일관 긴장감

*** 여당

2일 오후 JP총리인준안 국회본회의 처리를 앞두고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각각긴급의원총회를 여는 등 막판 대책마련에 골몰했다.

전날까지 휴일도 잊은채 야당의원 설득작업에 나섰던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이날 정상적인 무기명비밀투표만 실시될 경우 총리인준안 통과는 무난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만약의 사태를 우려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야당측이 백지투표 또는 기권투표를 강행할 경우 물리적인 충돌은 물론정국이 예측못할 파란에 휩싸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본회의를 앞둔 긴장도는 당사자인 자민련측이 더욱 강했다. 이날 이른 아침부터 40여명의 소속의원들은 긴장된 모습으로 의원총회장인 국회 귀빈식당으로 모여들었다. 전날까지 적어도 소속의원1명이 야당의원 1명을 설득한다는 1인담당제로 대야 설득작업을 벌였지만 의원들은 불안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등 다소 무거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정무(李廷武)총무는"안심할 수 없다. 아직은 결과를 예측하기 곤란하다"며 기자들의 질문에 곤혹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도 이날 오전내내 신당동 자택에서 미동도 않은채 칩거해 국회 대회전을앞둔 여권의 긴장도를 반영했다. 그러나 JP의 한측근은 "가든 부든 결과에 승복하겠다는 입장을밝혔기 때문에 어느때보다 편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JP의 심경을 전했다.국민회의도 이날 오전 야당측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막바지 대책마련에 분주했다. 국민회의는 청와대 영수회담에서 한나라당 조순(趙淳)총재가 무기명 비밀투표를 약속했기 때문에정상적인 투표가 실시될 것이라고 보고 있으나 야당내 사정이 여의치 않을 경우 백지투표 등 편법투표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육탄 저지등 구체적인 저지책도 최종 확인했다.구체적으로는 만일 야당이 백지투표에 돌입할 경우 의사진행발언 등을 통해 시간을 벌다가 여의치 않게 되면 투표함에 3개조를 투입해 투표행위를 원천봉쇄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이날 간부회의에서는 무기명 비밀투표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못하면서 막판 표분석 작업을 벌이는등 기대섞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李相坤기자〉

*** 야당

한나라당의 입장이 달라진 것은 본회의장에 입장을 한 것이다. 본회의장에 입장조차 하지않고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 임명동의안의 표결 자체를 무산시키는데 따른 여론의 비난도 의식한 것이지만 한편으론 소속의원들에 대한 신뢰성 제고에도 그 원인이 있다.

실제로 지난번에는 이탈자로 인한 임명동의안의 통과를 우려, 당지도부가 의원들의 본회의장 입장을 원천봉쇄했지만 이번에는 소속의원들의 성향을 면밀히 분석한 결과 자신감을 가졌기 때문이다. 10명이상의 이탈자가 속출할 것이라던 전망에서 시간이 갈수록 당론을 따르겠다는 의원들이증가해 2일 오전까지 총무단이 파악한 이탈표 숫자는 5표 안팎으로 줄어들었다는 것이다.그러나 당지도부도 여당측이 요구하는 무기명비밀투표 방식을 그대로 채택할 경우, 동의안 부결을 확신하지는 못했다. 김종필총리지명자가 직접 한나라당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설득작업을 벌였다는 점도 신경이 쓰였기 때문이다.

이상득(李相得)원내총무는 2일 오전 "당론관철은 자신하지만 무기명비밀투표를 채택할 가능성은20%정도"라며 신중을 기했다. 이총무는 이어 "어떤 경우라도 우리당은 몸싸움을 벌이지는 않을것"이라고 말해 여당측이 실력저지에 나설 경우 본회의장 퇴장방침을 정했음을 시사했다.조순(趙淳)총재의 한 측근도 "우리의 당론 관철의지는 더 강해졌다"면서도 무기명비밀투표에 의한부결보다는 본회의 유회가능성이 더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휴일에도 총무단이 나서 단속작업을 벌이는 동시에 본회의장에서 구사할 작전회의를 가진데 이어 2일 오전에는 당중진회의와 총무단·상임위간사단 연석회의를 통해 소그룹별행동지침을 하달했다.

그러나 최종 결정은 이날 본회의직전 열린 의원총회에서 결정됐다. 초·재선을 중심으로 한 강경파들은 기표소를 거치지 않고 명패만 넣거나 명패와 백지투표용지를 넣는 방식의 기권 내지 백지투표 방식을 주장했고 다선의 온건파들은 여론의 비난을 의식, 기표소를 거치는 방식을 제의했다.〈李東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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