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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가난한 아버지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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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직해 착실히 일하고 있는 줄 알았는데…"

9일 오후 대구시 남구 대명동 가톨릭병원 영안실. 이날 새벽 발생한 대구시 서구 평리동 송학구이 화재사건으로 숨진 종업원 김모양(19)의 아버지(39·대구시 달서구 월성동)는 딸에 대한 밀려오는 죄책감에 기어이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집안 형편이 조금이라도 나았더라면 딸이 구이집 종업원으로 일하지는 않았을 것이란 생각 때문.여섯식구의 가장인 김씨는 9평짜리 영구임대아파트에서 살며 막노동으로 근근이 생계를 꾸려왔다. 하지만 불경기로 몇달째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자 김양의 동생들인 중학교 3학년 딸과 2학년아들의 학비마련도 막막해졌다.

큰딸 김양이 취직해 한푼이라도 보태겠다며 집을 나간 것은 지난 1월. 지난달에는 생활비에 보태라며 30만원을 가져온 그 딸이 대견스럽기까지 했다.

사고가 나기 하루전인 8일 밤에도 집으로 전화를 해 한달에 30만~40만원 정도 저축할 수 있을 것같다고 했다. 2~3년짜리 적금을 부어 시집갈때 쓰라고 한 것이 딸과의 마지막 대화였다. 김씨는 9일 새벽 딸의 죽음을 접하기 전까지 회사에 취직해 착실하게 생활하고 있는 줄 알았다며 주먹으로 눈물을 훔쳤다.

"비록 가난하기는 했지만 남에게 해끼치는 일은 하지 않고 살와왔는데…당국에서 불법영업 단속만 제대로 했더라도 딸이 죽기까지야 했겠습니까"

"쓰라린 가난의 아픔을 자식들에게는 물려주고 싶지 않았다"는 김씨. 그 가난이 또 다른 불행을가져왔다는 데 생각이 미치자 김씨는 세상이 미워졌다. 〈李鍾均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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