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남북당국회담은 아무런 성과없이 결렬됐지만 '새정부는 북측에 일방적으로 끌려 다니는 남북회담을 하지 않는다'는 상호주의원칙을 북한측에 확실히 전달했다는 평가를 남겼다.북측의 태도 또한 과거와는 달랐다. 선전이나 비방을 일삼던 태도는 보이지 않았고 회담을 끝내면서도 우리측 대표단에 대한 비난이나 인신공격도 하지 않았다.
이처럼 이번 회담에서 우리가 북측의 협상전략에 말려들지 않고 남북관계의 상호주의원칙을 부각시킬 수 있었던 데에는 우리측 수석대표인 정세현(丁世鉉)통일부차관의 역할이 컸다. 통일부내에서는 성급하지만 정차관이 남북대화사상 가장 자신감을 갖고 주도적으로 남북회담을 이끈 수석대표였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정차관은 지난 95년 베이징남북쌀회담 당시 우리측 차석대표로 나서 북측 전금철(全今哲)단장, 김성림(金成林)등과 만난 적이 있다. 그는 북측대표단이 어떤 협상전략으로 나올지를 꿰뚫고 있었고나름대로의 강단도 있었다. 그래선지 정차관은 협상이 장기화되자 스스로를 '질긴 사람'으로 자임하면서 북측을 압박하기도 했다.
그는 관료이기 이전에 통일문제전문가 또는 학자라는 호칭이 어울린다. 지난 77년 통일원의 공산권연구관으로 공직에 첫발을 들여놓은 이래 통일원남북대화운영부장, 민족통일원부원장, 청와대통일비서관을 거쳤고 민족통일연구원 원장직에 있다가 새정부출범이후 통일부차관에 발탁돼 4년여만의 남북당국대표회담에 나서게 됐다.
물론 이번 회담에서 강인덕(康仁德)통일부장관이나 임동원외교안보수석 뿐만 아니라 김대중(金大中)대통령까지 정차관의 입장을 시종일관 뒷받침해준 것도 큰 힘이 됐다. 〈徐明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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