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랑의 편지 메아리

"가까운 곳에서 고통받고 있는 건명이 이야기를 신문에서 읽고 돕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친구들도 하나같이 찬성했구요"

성서중학교 3학년 박재현군(15)은 친구 36명과 함께 지난 6일 난생 처음 '가두모금'이란걸해봤다. 지난달 30일 매일신문에 실린 백혈병 어린이 유건명군(12)의 사연을 읽고 학생회의에서 만장일치로 결정된 '건명이 돕기운동'. 성서중학교 학생들은 교내모금에 그치지 않고 '거리'로 나섰다.

"학생들이 용돈벌려고 나왔냐며 화를 내는 어른도 있었지만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어요. 경제가 어렵다는데도 역시 인정은 살아있더라구요"

목이 쉬어라 열심히 돌아다닌 끝에 학생들이 모금한 돈은 60여만원. 11일 골수이식수술을앞둔 건명이를 위한 모금통장에는 이런 '값진' 성금이 줄을 잇고 있다. 성서초등학교 36회졸업생이라고만 밝힌 채 교무실에 20만원을 놓고 간 장애인, 신문사로 찾아와 17만5천7백80원이 든 돼지저금통을 통째 전달한 보험회사 직원, 2백만원을 쾌척한 춘곡장학회…. 성서초등학교 6학년 6반, 건명이의 급우들이 조그맣게 쏘아올린 '사랑의 편지'는 백배 천배 더 큰사랑의 메아리가 돼 울려퍼지고 있다.

〈申靑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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