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美·中 협력과 한반도

미국과 중국이 한결 가까워지고 있다. 89년 천안문사태이후 인권문제를 두고 양국은 갈등을빚으면서 소원(疏遠)해졌다. 그러나 작년 10월 중국의 장쩌민(江澤民)이 워싱턴을 방문한 이후부터 미·중의 전략적 동반자관계구축의 시동이 걸린 셈이다. 내일부터 시작되는 클린턴미국 대통령의 방중(訪中)외교는 두나라의 전략적 동반자관계를 확인하는 완결편이 될 것같다.

사실 냉전종식이후 유일 초강대국이 된 미국은 세계질서유지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지만, 혼자힘만으로 되지 않는 일도 많았다. 아시아쪽으로 눈을 돌려봐도 인도·파키스탄의핵실험경쟁에 미국의 역할은 미미했다. 미국 CIA가 인도·파키스탄의 핵실험을 사전에 인지(認知)하지 못했다는 구설수가 나올 정도로 핵실험의 사전·사후조치에 무력(無力)했던것이다. 그래서 미국은 중국을 군사적 측면에서의 전략적 동반자관계로 삼을 수밖에 없다.또 아시아 경제질서유지를 위해서도 중국의 역할이 필요하게 된것이다. 위안화(元貨)의 안정이 아시아경제안정에 필수적이다시피 그 영향력이 높아진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지역분쟁해결에도 공동보조를 취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세계최대의 인구에다자원부국인 중국의 성장잠재력과 영향력은 막강한 것으로 미국은 인식하고 있다.결국 미·중은 군사·경제·지역분쟁해소문제 등에 전략적인 제휴를 하지 않을 수 없고, 중국으로서도 미국과 함께 아시아 문제뿐만 아니라 세계질서 개편 또는 유지에 미국의 주요파트너가 될 기회를 갖게 돼 양국의 이해가 맞아 떨어진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중국의 인권문제·시장개방등 현안이 쌓여있다. 천안문사태관련 투옥자만 2천명이라는 인권현실을 미국이 외면하고선 미국국민의 양국관계밀월에 대한 이해를 구하기 어렵게 된것이다.미·중 정상회담등 각종 채널을 통한 양국의 접촉에서 한반도문제도 함께 거론 될것이 분명하다. 우리도 미국과 중국에 한반도의 평화정착과 교류·협력을 측면 지원해달라는 부탁을한 바 있다. 북한에 대해 유일하게 발언권을 갖고 있는 중국의 중재가 원만히 된다면, 남북관계도 진일보 할 수 있다고 본다. 미·중은 다같이 4자회담에 참여하고 있는 강대국이다. 4자회담과 남북접촉을 병행한다는 미국과 우리의 기본전략에 중국도 동의할 수 있게 해야한다.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선 최근의 잠수정침투사건도 다룰 것으로 예측된다. 영해침범경위가어떻든, 북한이 사과할 것은 사과하도록 미·중의 영향력이 행사돼야 할 것이다. 21세기를향한 미·중의 협력관계가 우리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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