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섬유 품질 들쭉날쭉합니다"

합성유한공사 총경리(사장) 로버트 찬은 2세대 홍콩 삼수이포 직물수입상. 그는 기존의 삼수이포 수입상들과 여러모로 다르다. 1세대들은 못배운데다 영어도 제대로 구사하지 못했다.하지만 그의 영어는 유창했다. '삼수이포 영어'가 아니라 거의 '본토 영어'였다. 또 인터넷을 통해 세계 섬유시장 동향은 물론 각국의 경제상황도 체크하고 있었다. 기자가 홍콩출장기간중인 지난 6월말 대동은행을 비롯 국내 5개 은행의 퇴출소식을 안 것도 그의 컴퓨터 단말기를 통해서였다.

"예전엔 한국과 중국 직물의 품질 차이가 컸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거의 구분할 수 없거나중국 물건이 낫습니다. 중국내 소비자들은 오히려 중국물건을 찾습니다. 저도 중국 소비자들과 같은 생각입니다. 중국 제품이 더 나은데 한국 제품을 사겠습니까. 한국제품은 품질이 들쭉날쭉입니다. 한마디로 신뢰성이 없습니다. 반면 중국제품은 안정적입니다. 그래서 한국산섬유대신 중국산을 구입, 재수출하려고 합니다"

그의 한국 섬유수출업체에 대한 비판은 계속 이어졌다.

"일본업체들은 아무리 불리해도 계약을 철저히 이행합니다. 반면 한국 업체들은 값이 올라가면 선적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섬유값이 떨어질 경우 바이어들이 언페이드(지불 거절)하는겁니다"

그래도 그는 한국 섬유에 대한 미련을 완전히 버리지는 않고 있었다. 그는 "도산을 모면하기 위해 덤핑에 나서는 업체들이 전부 파산하고 섬유수출업체가 새롭게 '라인-업'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마케팅 능력을 갖춘 새로운 세대가 한국 섬유산업을 이끌어 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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