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북구 침산동 도청교 건너편 나지막한 구릉에 자리잡은 침산제일 교회. 겉으로 보기에는 여느 교회와 다름이 없다. 붉은 벽돌 건물에 높이 솟은 십자가. 하지만 눈여겨 살펴보면 보통 교회와는 다른 특색을 찾을 수 있다. 정문은 항상 열려있고 담장도 없다.'나눔을 실천하는 공동체'. 얼핏 들으면 한적한 시골에 자리잡은 양로원 현관에나 있을 듯한문구가 이 교회가 내세우는 지상 명령이다. 따라서 이곳은 동네 주부들의 사랑방이자 어린이들의 놀이터 구실을 한다. 건물 신축과 함께 완전 개방한 40여평 규모의 강당과 4천여권의 책이 있는 도서관. 인터넷이 깔려 있는 취업정보 센터등 모두가 주민들의 몫이다. 물론주민들도 이곳을 당연한 공유물로 여긴다.
"모든 종교가 똑같듯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당연한 일을 하는 것 뿐입니다" 송재영담임목사(40)가 내세우는 논리는 간단하다. 교회가 할 일을 한다는 것. 3년전 이교회 담임 목사로 부임한 송목사가 제일 먼저 한 일은 독거 노인과 소년소녀 가장 돌보기. 현재도 50여명이 송목사의 표현대로 생활비나 신도들이 마련한 반찬을 나눠가진다. 요즘들어서는 신도 아닌이용객들의 발길이 더욱 잦아졌다. 갈곳 없는 실직자들이 늘어나기 때문. 물론 지난달부터이들을 위한 쉼터가 생겨났고 점심 급식이 시작됐다. 이곳을 자주 찾는다는 한 실직자의말 그대로 '교회 아닌 교회'. 신도수 4백여명의 작은 교회지만 이웃 주민들에게는 일상의 한부분으로 자리잡고 있다.
〈李宰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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