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러시아가 외무장관 회담결렬 하루만인 27일 재차 회담을 갖기로 전격 합의,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양국 외무장관은 전날 마라톤 회담에서 최근 발생한 외교관 상호추방에 대한 책임소재를 놓고 설전을 벌인 끝에 헤어져, 양국 장관이 마닐라에 머무는 29일 오전까지 회담성사 가능성이 매우 희박해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정부가 이날 낮 이종찬안기부장, 임동원청와대외교안보수석, 선준영외교통상차관등이 참석한 가운데 관계기관 합동대책회의를 연 뒤 마닐라 현지의 실무협상팀이 움직이기시작하는 분위기가 감지됐으며, 불과 몇시간만에 2차 회담개최가 성사됐다.
이같은 일련의 움직임으로 미뤄볼 때 26일 외무장관 회담에서 예브게니 프리마코프 러시아외무장관이 제기했던 문제에 대해 한국측이 수용의사를 밝혔기 때문에 2차회담이 가능했을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1차회담 때 러시아측이 주장했던 문제가 박정수외교통상장관의 재량권 범위 밖이었고, 따라서 서울에서 열린 대책회의를 통해 마닐라에 모종의 '사인'이 전달됐을 것이라는 분석인 것이다.
마닐라 현지의 정부 당국자는 "실무협상을 진행한 결과, 양국 장관회담 개최의 기초가 마련돼 회담을 다시 갖게 됐다"고 설명,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했다.
문제는 과연 프리마코프가 요구했던 사항이 무엇인가에 있다. 정부 당국자들은 이 부분에대해서는 지나칠 정도로 보안을 유지하고 있으나 먼저 한국에서 맞추방된 아브람킨참사관의복귀, 러시아 주재 한국 정보외교관들의 활동범위와 활동방법 규제 등을 요구한 뒤 이것이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정보협력을 단절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혔을 가능성이 크다는관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정부가 실무협의에서 이들 요구중 일부 수용의사를 밝히고, 양국 외교갈등의장기화는 바람직하지 않은 만큼 정보협력문제와 외교현안을 분리, 오는11월 말레이시아 아·태경제협력체(APEC) 회담중 한·러시아 정상회담추진, 내년봄의 김대중대통령 러시아 방문, 경협차관 상환문제 등 외교현안에 대해 논의하자는 입장을 전했을 가능성이 점쳐지고있다.
따라서 2차 외무장관 회담에서는 정보당국간의 문제는 일단 미뤄두고 양국의 우호관계를 증진시킬 수 있는 외교현안에 대해 합의사항을 발표하는 선에서 또 한차례 '봉합'이 이뤄질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러나 러시아가 한국측의 '양보안'에 추가요구를 내놓고 정보협력문제를 계속 물고 늘어질경우에는 2차외무장관회담도 성과없이 끝나고 당분간 양국 외교관계가 경색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댓글 많은 뉴스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