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새영화-도베르만

영화에 관객 모독이란 말을 쓸 수 있을까. 오는 15일 개봉되는 '도베르만'은 영화의 기존 상식을 모두 뒤엎어 버린다는 점에서 관객 모독 영화다.

'우아한 악마'같은 독일 사냥개 도베르만은 한번 물면 절대로 놓아주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차세대 프랑스 감독 장 쿠넹(33)의 첫 데뷔작인 이 영화는 제목 그대로 영사기가 돌아가는 순간부터 관객의 시선을 물고 놓아주지 않는다.

카메라는 갱단의 두목 '도베르만'(뱅상 카셀)이 광기를 내뿜으며 휘두르는 총기처럼 스크린을 종횡무진으로 치달으며 대상을 몰아붙인다. 광고나 애니메이션에서 볼 수 있는 극단적인클로즈업과 분할 화면으로 장면마다 긴장을 주면서 흥미와 흥분을 고조시켜 나간다.감독은 마치 관객들을 향해 비아냥대며 묻는 것 같다. "나의 폭력이 기분나쁜가, 혹 폭력을즐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있지는 않은가"라고. 나아가 "무엇이 폭력이고 무엇이 영화인가"라고.

은행을 털고 심심해서 살인을 하는듯한 도베르만 일당들. 그러나 이들을 추적하는 형사 크리스티니(체키 카리오)는 '갱들은 고기 덩어리'라면서 정보를 캐기위한 협박 수단으로 갓난아이를 집어던지는 등 악당을 무색케한다.

할리우드식 선악의 이분법적 구도는 물론 영화를 이해하는 기존의 도식적인 코드는 이제 지겨우니 그만두자고 영화는 항변한다. 그래서 이 영화를 놓고 프랑스 평단에서도 찬반이 날카롭게 엇갈렸다. "비문화적인 것의 경계를 넘어 아예 그 속으로 들어가버렸다"는 비난과 "프랑스 영화가 이제야 새로운 스타일의 감각으로 다시 태어났다"는 찬사를 함께 받았다.장 쿠넹 감독은 말한다. "나는 단지 새로움을 추구한 것 뿐이다... 모든 것에 반항하는 영화를 만들 수 있는 권리를 위해서 영화를 만들었다"

도베르만의 벙어리 애인 나트역을 맡은 톱모델 출신 모니카 벨루치의 눈빛 연기도 영화를더욱 비정상적인 도발의 미학으로 이끈다.

태원 엔터테인먼트 배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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