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구직자들 홍수---청탁전화 봇불

취업난으로 5명이하 소수채용에도 구직자들이 수백명씩 몰려들고 '유력인사 줄대기'를 통한취업 청탁마저 잇따르자 기업들이 공개채용대신 취업전문기관에 익명채용을 의뢰하거나 심지어 채용을 중단하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또 일부 업체는 신규채용한 뒤 임금을 주지않는 노동력 착취까지 일삼아 문제가 되고있다.지난 15일부터 114안내 재택근무요원을 모집하고 있는 한국통신 대구본부의 경우 45명 채용에 신청자가 19일 현재 6천명을 넘어섰다. 특히 신청과 함께 채용관련 청탁이 줄을 잇자 한국통신측은 아예 외부전문기관에 용역을 발주키로 했다.

최근 대동은행 직원들을 재채용한 국민은행의 경우 당초 간부급 직원들도 일부 채용할 계획이었으나 정·관·재계 유력인사들로부터 청탁이 쏟아져 차장급이상은 1명도 재채용하지 않았다.

상당수 업체들은 공개채용하면 너무 많은 구직자가 몰려 인력과 비용낭비가 심해 대학이나취업전문기관에 비공개 수시채용으로 전환하고 있으며 '거절하기 힘든' 유력인사들의 취업청탁을 아예 배제하기 위해 채용을 포기하는 경우도 늘고있다.

지역 중소업체 한 관계자는 "여직원 1명을 뽑으려 했더니 바로 다음날 청탁전화가 10통 넘게 걸려와 애를 먹었다"며 "인력이 필요해서 새로 뽑으려 해도 어떤 방법을 써야할지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한편 심모씨(35)는 지난 7월 노동관서의 알선으로 석재가공업체인 ㅅ사에 취업했으나 2개월째 임금을 받지 못했다. 회사측은 "경기가 풀리면 밀린 임금을 줄테니 계속 일할 마음이 있으면 일을 하고 싫으면 그만두라"는 식의 배짱경영을 하고 있다는 것.

대구지방노동청 관계자는 "회사의 재무구조나 근무환경 등을 모른채 구인표에만 의존해 일자리를 알선하다보니 가끔 이런 일이 발생한다"며 "취업을 빌미로 한 임금체불 등이 적발될경우 엄벌하겠다"고 말했다.

〈金秀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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