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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청구 비리수사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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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달 끌어온 청구비리수사는 8명구속, 10명 불구속입건선에서 종결됐다. 대구에서 성장, 중앙무대에까지 활발한 기업활동을 보였던 청구가 정권이 바뀌자 다른 몇개기업과 함께 수사대상에 올라온갖 소문을 퍼뜨리기도 했다. 향토 출신 기업이기 때문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수사의 전망을 지켜봐온 것이 사실이다.

청구비리의 핵심은 청구의 오너인 장수홍회장이 정상적인 기업활동을 한 것이 아니라 사업확장을하면서 정·관계에 뇌물로비를 한 혐의가 짙다는 항간의 떠도는 얘기가 어느정도 사실로 드러났다는 점에서 충격을 준다. 수사가 있기전부터 로비의 귀재(鬼才)라는 별칭이 따라다녔지만 그의기업활동이 상궤(常軌)를 벗어나 있었던 점이 검찰수사결과 확인되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 금할수 없다.

한때는 이 고장의 대표기업으로서의 명성을 얻고 있었기 때문에 정권교체에 따른 표적수사여부에관심이 모아지기도 했다. 대형 프로젝트를 통해 기업이 성장할 때마다 관련 공무원등에 뇌물을줘 왔다는 것은 아무리 향토기업이라해도 용납될 수가 없다. 건전한 기업으로서의 이미지를 가꾸지 못한 것은 경영진의 탓으로 돌리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대다수 청구 그룹 산하 직원들의노력은 지역경제발전에도 기여한 바 적지 않으며, 따라서 지역민들은 전국적인 기업으로 성장한청구에 대해 자랑스럽게 여겨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검찰의 그간 수사는 수사팀의 노고에도 불구하고 미흡한 점이 없지 않다. 청구의 로비대상에 올라있던 전현직 국회의원·광역단체장등 11명에 대해 '대가성없는 금품수수'로 무혐의처분한 것은 아무래도 뒷맛이 씁쓸하다.

속된 말로 털어 먼지나지 않는 사람이 없겠지만 받은 돈이 적다거나, 단순한 선거(정치)자금성격으로 분류함으로써 구설수에 올랐던 사람들에 면죄부를 준 것은 일반시민들로서는 쉽게 납득이되지 않고있다. 나라전체가 돌아가는 것을 보면 유사한 성격의 돈을 받은 사람중에 누구는 사법처리되고 어떤 사람은 유야무야 넘어가는 일이 너무 많다는 인식이 보편화돼 있다. 이점은 나라의 장래를 위해서 뿐만아니라 검찰의 위상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사회정의를 수호하는 믿음직한 검찰이 되기 위해서는 보통사람들로부터 먼저 신뢰를 얻어야한다.

결국 청구비리사건도 얽어넣을 사람만 걸려들었다는 비판의 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지역경제의 파장 등을 감안한 조심스런 수사임을 심분 이해하면서도 찜찜한 느낌을 떨쳐 버릴 수없는 청구비리수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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