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침묵으로 걷는 자연여행

시조시인이자 한국화가인 민병도씨가 시화집 '매화 홀로 지다'(송정 펴냄)를 펴냈다.이번 시화집에는 산과 강과 나무의 그림자가 담겨있다. 작가가 늘 화폭에 담아내는 대상들. 그 존재들과 대화하듯 그려낸 이 시화집에서 작가는 자연을 꿈꾼다. 그 자연은 경외감이다. 천 마디의말보다 더 깊은 감동을 줄 수 있는 것이 침묵이라는 사실을 신뢰하면서 작가는 평소 하고 싶었던말들을 부분적이나마 정리해두고 싶어 시화집으로 냈다.

작가는 고향을 그리고 남도의 봄을 그렸다. 성산포와 소금강, 설악산 공룡능선을 화폭에 담았다.본디 산이나 강에 있어서 깨달음이 필요치 않지만 산과 강을 보면서 사람은 깨달음이 필요함을작가는 절절히 얘기하고 있다.

'빛바랜 흑백사진 잴 수 없는 슬픔위로/ 찢어진 지등 밝혀 절래절래 칠흑 그 먼길/희미한 발자욱마다 남은 별빛 더욱 푸르다'('혼자 가는 길'중에서)

그의 그림을 볼때 마다 눈에 띠는 것은 단순히 섬세한 필선이 아니라 언젠가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동양사상에 기초한 그의 정신주의다. 이 점에서 우리는 그가 새로운 조형세계를 집요하게 모색하는 자세를 읽게 되고 앞으로 달라짐에 대해 기대를 걸게 된다. 〈徐琮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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