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시절에 동화사는 팔공산에 갈때 입장료만 받는 곳이었다. 그래서 동화사는 돌아가는 다리품만 더 팔게 하는 곳이었다. 불교에 대한 생각도 그랬다. 그러나 지금은 철이 들어서 그런지 불교신자도 아니고 신자가 될 마음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불교를 좋아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중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것은 산속에 자리잡은 유서깊은 산사이다.
불교와 불교예술에 대한 안목이 없어 아직은 그 분위기만을 좋아하는 수준이지만 그래도 일삼아산사를 찾고 절집을 찾아가는 그길-단한가지만 빼놓고-자체가 즐겁다. 단 한가지란 산사까지 따라 다니는 지긋지긋한 자동차다. 절집으로 가는 길은 부처님을 찾아 가는 길이라고 한다.그 길은 쉽지만은 않은 길이며 산사의 구조도 그렇게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런데도 단순한 구경거리로 절을 찾는 사람들은 물론 기도하러 찾아가는 사람들도 무엇이 그리 급한지 부처님 턱밑까지 자동차를 몰고 간다. 심지어 입구에 '차량진입 금지'라는 팻말을 붙여놓고 다른 사람은 걸어가게 하고 차를 몰고 가는 '분'들도 있다. 이럴때는 아직도 사람이 될 되어서 그런지 욕부터 나온다.
스피드 시대에 절집이라고 예외일수는 없다고 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절길은 절길다워야 하지 않을까. 절길다운 절길은 종교적인 의미를 떠나 '빨리 빨리'라는 병에 걸려있는 중생들에 대한 큰보시가 아닐까.
휴일에 동화사를 찾는 아이들이 봉황문 앞만이라도 자동차에 위협받지 않고 마음대로 걸을 수 있게 하고 유서깊은 비로암이 자동차주차장에 눌리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은 승용차는 물론 운전면허증조차 없는 원시인의 세상물정 모르는 투정에 불과한 것일까.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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