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년 지역패션계는 IMF로 인한 전반적인 경기위축속에서도 '아시아의 밀라노'를 향한 힘겨운 발걸음을 떼놨다.
새해초부터 업계가 직면한 것은 소비 위축, 원·부자재 가격상승, 자금경색, 대기업의 덤핑공세등으로 인한 업체 부도, 폐업의 찬바람.
38개 대구패션조합 회원업체중 부도를 낸 곳은 중견업체를 포함해 9곳.
이같은 대량부도의 위기감은 올 연말연시를 앞두고 계속돼 일시적 자금사정 악화로 인한 우량업체 도산방지 대책에 대한 요구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처럼 대부분 업체들이 하루하루 생존에 급급한 나머지 패션행사는 예년에 비해 상당부분 위축됐다. 행사가 전무했던 상반기를 거쳐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시·도 지원행사가 열려 그나마 숨통이 트인 형편.
경주문화엑스포 개막행사로 선정돼 1억2천만원으로 예산이 상향조정된 경북패션페스티벌은 역대어느 때보다 짜임새와 작품 수준면에서 앞섰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 진행미숙과 '국제' 엑스포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외국 인사, 바이어들의 참여가 거의 없는것이 옥의 티로 꼽혔다.
IMF속에 예산이 축소됐던 대구컬렉션은 행사개최 10년째를 맞아 지역을 대표하는 패션행사로 자리잡았지만 서울지역 행사와의 '차별화' 문제, 봄·가을 두차례 개최 등이 과제로 남았다.
업체와 디자이너의 만남을 통한 판매촉진을 위해 올해는 대구컬렉션과 분리시켜 마련한 '직물과패션의 만남전'은 본래 취지를 살리지 못했다는 평. 오히려 '영도' '삼아' '신대한' '코오롱' '범삼공' 등 업체가 개별적으로 디자이너, 교수, 대학생 등을 지원, 협력하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디자이너중 가장 활발한 활동을 벌인 인물로는 단연 박동준씨를 꼽을 수 있다.
경북패션페스티벌, 대구컬렉션, 패션아트전 등 참여 행사를 일일이 꼽기 힘들 정도. SFAA(서울패션아티스트협의회)에도 가입해 지난달 첫 컬렉션을 가진 박씨는 전통과 현대, 예술과 패션을 잘조화시켰다는 호평을 받았다.
또 IMF이전 역량을 축적한 중견 디자이너 김선자씨와 최복호씨는 불황속에서도 각각 두 번의SFAA 컬렉션과 환경 퍼포먼스, 대구컬렉션 참여 등의 꾸준한 활동을 벌였다. 반면 불황여파로변상일, 전상진, 최태용 등 일부를 제외한 젊은 디자이너들이 활발한 활동을 하지 못해 아쉬움을남겼다.
올해는 정부와 대구시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밀라노 프로젝트'가 발안된 시기. 내년부터 본격추진될 이 계획을 두고 패션계에서는 기대와 우려의 두 목소리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패션을 대구의 대표산업으로 키우겠다는 의욕은 환영하면서도 행정의 잣대에 맞춘 실적위주의 일방적 계획추진은 오히려 패션발전의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대구패션조합 권순원이사장은 "영세 업체들의 공조체제를 통해 패션발전을 이룩한 밀라노처럼 먼저 지역 업체의 활성화를 통해 대구패션의 발전을 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각 이해 당사자간의협력을 강조했다.
〈金嘉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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