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국립대, 효율적 운용을

전국 9개 국립대의 조직·인력에 관한 경영진단 평가 결과 방만한 운영실태가 사실로 확인돼 충격을 안겨준다. 국립대의 인력 구조는 비효율적일 뿐 아니라 방만한 조직 운용, 학내 경쟁 시스템부재 등으로 '총체적 부실'에 직면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특히 교수 4명중 1명은 보직을 맡고 있어 연구나 강의에 주력할 수 없으며, 이들이 받는 보직 급여도 사립대보다 무려 연간 5배나 많다는 사실은 국립대의 운영이 얼마나 방만한가를 단적으로말해준다.

외부 기탁금과 외부연구 실적 면에서는 가장 뛰어난 경북대의 경우는 전체 교수의 절반에 가까운43%가 '감투'를 쓰고 있다. 부속기관도 33개나 거느리고 있으며, 부실연구소 비율(32%)도 9개 국립대 가운데 가장 높아 얼마나 엄청난 예산 낭비를 하고 있는가를 짐작할 수 있다.국립대의 많은 문제점은 총장 직선제 등 '캠퍼스 정치'의 횡행에서 비롯되고 있는 것 같다. 총장선거 후 논공행상 차원에서 보직이 배정되는 데다 영향력이 있는 교수들이 개인의 이익을 위해각종 위원회·부속기관을 만들어도 총장이 이를 막지 못하는 풍토가 대학 운영를 파행으로 몰고가는 주범이다.

앞으로 국립대가 정상화 되려면 총장 직선을 지양하고, 기업경영 원리를 도입해야 한다. 그래야만효율성과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으며, 국립대의 원래 취지에도 부응하게 될 것이다.현행 직선제 총장 선출 방식은 학내에 파벌을 조성하고 학교 발전의 걸림돌로 작용하므로 앞으로는 경영 마인드를 가진 인사를 총장선출위원회 등에서 총장으로 선임하는 방법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또한 학장은 총장이 임명하고, 단과대학의 권한과 책임을 강화하면서 경쟁 체제를 갖추는 한편 각종 제도적 규제를 완화해 대학의 자율권을 확대하는 방향도 모색돼야 하리라고본다.

최근 추진되는 대학 개혁은 그 요체가 기업경영 원리의 도입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국립대도이젠 예외여서는 안된다. 더구나 국가의 발전을 위해 설립되고, 국민의 세금으로 조성된 국고를지원해서 인재를 양성하는 대학이라는 사명감을 잊어서는 안된다. 그런 국립대가 비효율적 인력구조로 '고비용 저효율'의 안일성에 빠지고, 방만한 조직 운용으로 국고를 낭비한다면 그 존립의명분마저 잃게 되고말 것이다.

국립대들은 총체적 부실을 벗고 새롭게 거듭나기 위해 효율적인 인력 구조와 합리적인 경영, 경쟁력의 강화로 본래의 사명감에 충실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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