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 영천인 까닭에 가끔씩 기차를 이용할 때가 있다. 그럴 때 보게 되는게 승객들의 까닭모를 서두름이다. 기차가 종착역인 동대구역에 멎으면 그때부터 승객들은 바빠진다. 플랫폼을 지나 계단을 오를 때쯤 승객들은 너나없이 종종 걸음을 치거나 숫제 계단을 두세칸씩 뛰어오르는 자도 볼 수 있다. 이런 모습은 기차역이나 지하철뿐만 아니라 비행기에서도 흔히볼 수 있다. 오죽하면 외국 항공사들 사이에서 비행기가 계류장에 들어서기도 전에 좌석에서 일어나 여장을 챙기는 사람은 틀림없이 한국인이라는 우스갯소리까지 있을까.어디서부터 이런 조급함이 생겨났을까.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 하나는 우리의 일상에서강요된 낙오에 대한 강박관념을 들 수 있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순위와 성적이 우선시되는사회 풍토 속에서 살아왔다. 학교에서는 늘상 우등 또는 상위권에 들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경주한다. 좋은 점수를 얻어 그걸로 대학을 배정받는다. 졸업하면 군대에 들어간다. 거기서처음 받는 교육이 선착순이다. 기상에서 취침까지 선착순으로 이어진다. 그래서 오직, 먼저달리지 않으면 낙오된다는 조급한 심리상태가 형성되는 것이다.
그러나 속도는, 혹은 순위나 성적은 우리를 단순하고 맹목적으로 만들 뿐이다. 그리고 불특정 다수의 가상적인 상대를 향한 적대감만 키울 뿐이다. 우리는 말이나 기차처럼 달리기 위해 세상에 태어난 존재가 아니다. 느긋하게, 따뜻한 마음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하며 그렇게 세상을 알아가는 가운데 우리는 비로서 유한함으로써 소중한 사람의 진실을 발견할 수있을 것이다.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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