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논술경향과 대책

올 입시에서도 서울대, 연·고대 등 26개 대학이 논술고사를 실시한다. 반영비율은 크게 높지 않지만 채점에서 변별력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논술의 중요성은 간과할 수 없다.

지난해 논술고사를 실시한 32개 대학 모두 자료제시형을 출제했는데 그 중 60%이상의 문제가 고전에서 지문을 택했다. 또 절반 가까운 문제들이 제시된 지문에 대한 비판적 이해를 토대로 주제에 접근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대부분 논제들이 단순한 시사적 주제에 대한 견해를 직접 묻기보다 그 속에 내재된 이론적 주제를 다루고 있는 것이다. 이밖에 제시되는 지문이 전반적으로 길어지고 요구하는 분량도 많아진 것도 특징이다.

올해 논술의 경향과 대책도 이같은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우선 자료분석능력부터 기르라고 충고한다. 제시문을 정확히 분석해야 답안의 방향도 제대로 맞출 수 있다는 것이다.

자료분석 결과를 구체화·일반화시켜 현실문제에 적용시키는 훈련도 중요하다. 시사문제가 출제되지 않는다 해도 결국 우리 사회나 자신의 현실에 대한 깊이있고 폭넓은 이해가 바탕이 돼야만 좋은 답안을 쓸 수 있다.

논술의 성패는 자신의 일상체험이나 독서경험 등 직·간접 경험을 논제 속에서 얼마나 자신의 문제로 일체화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이 과정에서 통념을 깨는 자세가 필요하다. 신선한 사고의 본질은 다시 생각하기, 뒤집어 생각하기이다. 이는 역설이나 아이러니를 만들어내는 단순한 기교차원이 아니라는 사실을 염두에 둬야 한다.

논리적 표현력은 논술고사의 기본이지만 앞으로는 풍부한 지적 정보와 그에 기반한 지적 판단과정이 중요한 관심으로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수행과정과 서술형 답안작성을 중시하는 현장교육의 변화와 맞물리는 부분이기도 하다.

논술에는 요령과 편법이 통하지 않고 왕도가 없다는게 전문가들의 보편적인 의견이다. 각종 참고서는 단편적인 지식의 활용이나 논술문의 형식, 기교 등에 치중하고 있어 여기에 의존했다가는 낭패를 보기 쉽다. 논술문을 잘 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고 경험하며 평소에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 논술은 '써 본 사람만이 쓴다'는 말처럼 이론보다 경험이 훨씬 중요하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金在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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