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朴正熙)전대통령에 대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화해를 비난하는 성명서를 발표한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을 향한 여.야의 반응은 일단 '침묵'에 가깝다.
일부 당직자와 대변인 등이 "내년 총선을 겨냥, 영남권에서의 영향력을 구축하려는 의도"라고 대응하고 있으나 대체로는 '못 본 체 하는 눈치'다.
국민회의 정동영대변인은 "말도 안되는 말을 하는 사람에게는 대꾸하지 않기로 했다"고 아예 무시하고 나섰다.
박전대통령의 유업계승을 주장하는 자민련은 "김대통령에대한 경쟁의식을 바탕으로 지역감정을 부추겨 자신의 입지를 세우려는 망국적 처사"라고 비난했으나 공격의 수위를 볼때 외면에 가까운 반응이다.
YS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한나라당내 반응은 출신지역별로 제각각 다르게 나타난다. 부산.경남지역 일부 의원들은 조심스럽게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데 비해 대구.경북 의원들은 노골적으로 비난의 화살을 퍼붓고 있다.
당 지도부의 내심도 복잡하다. 김대통령을 공격해 주는 데야 고맙지만 박근혜부총재나 TK를 생각할때 환영할 수도 없으며 PK정서를 감안하면 '잘못하는 일'이라고만 할 수도 없다.
한나라당 내부를 흔들기도 하는 YS의 의도는 경계해야 할 일지만 DJ와의 싸움은 즐길만 하다는 반응들이다.
김전대통령의 성명서 발표 배경을 놓고 정치권이 보는 시각은 "정치적인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것이다.
'역사 바로 세우기'라고 한 자신의 정당성을 확보하는데다 여권의 동진정책으로 인한 영향력 상실을 억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민추협 결성15주년 기념식이 계획돼 있었던 17일 DJ를 비난하는 성명서를 발표한 것은 YS의 이런 의도를 엿볼 수 있게 한다.
민추협 모임을 이용, 상도동과의 화해와 접목을 시도하는 동교동의 의지를 사전에 차단시키고 상도동의 동요를 막기 위한 전략에서 17일로 날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YS의 행보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감추지 않는 인사들은 "잊혀지기를 싫어하는 욕심에서 나온 처사"라며 노골적인 비난을 퍼붓는다.
"권력구조의 변화가 있을 경우 정치적 영향력을 계속 행사하기 위해 퇴임대통령으로서는 지나친 욕심을 부리고 있다"는 비난은 정치권 전반에 널리 퍼져 있다.
〈徐泳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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