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서해상에서 발생한 남북 해군함정간의 교전 사태는 북한으로 하여금 '무력도발을 통해 실리를 챙기는' 식의 전술이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인식케 하고 우리 정부의 확고한 대북안보태세를 깨닫게 했다는데 중요한 의의가 있다북한은 지난 93년 3월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선언으로 한반도를 핵 위기로 몰고 갔고 그 대가로 94년 10월 제네바 핵합의에 따라 한국과 미국으로부터 1천㎿급 경수로 2기와 제1기 원자로 완공시까지 대체에너지로 연간 50만t의 중유(重油) 제공을 약속받고 팀스피리트 훈련 중단이라는 성과를 얻어냈다.
또 지난해 8월에는 대포동 미사일 발사 실험으로 동아시아 안보를 위협하면서 미-북 미사일협상과 고위급 회담 등을 이끌어내는 등 무력시위의 이면에서 항상 정치, 경제적 실리를 챙겨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서해상 교전사태로 북한은 얻은 것보다는 잃은 것이 많았다.
교전 결과 우리 해군은 경미한 피해에 그친 반면 북한은 어뢰정 1척 침몰, 경비정 5척 대파라는 치명적인 타격을 입어 향후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던 북한측의 계획에 차질이 빚어졌다.
북한은 피해보상 등을 요구하며 대화 재개를 시도할 것으로 보이지만 과거처럼 현란한 '외교적 춤'으로 대화를 주도해 나가지는 못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또 우리 정부가 '햇볕정책'으로 불리는 대북 포용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하면서도 강력한 대북 안보태세를 유지하고 있음을 이번 교전사태를 통해 북한측에 각인시켜준 점도 큰 성과로 지적된다.
아울러 휴전 이후 남-북한 정규군 사이의 충돌로서는 가장 규모가 컸던 이번 교전을 통해 우리 군의 장비, 전술, 작전능력의 우위를 입증하고 충천한 사기로 무장하게 됐음도 빠뜨릴 수 없는 성과이다.
반면 북한 군부에서는 이번 교전에서의 패배에 따른 사기 저하, 인책론 대두 등 적잖은 동요를 겪을 가능성이 크며 다른 한편으로는 무기체계의 낙후성을 절감하고 군 장비 현대화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우리 해군이 북한 함정의 영해침범에 대해 초기에 미온적으로 대응함으로써 우리 국민들로 하여금 북방한계선(NLL) 남쪽이 과연 우리의 영해인가에 대한의문을 갖게 하고 일부 외신들이 '분쟁수역(disputed waters)'으로 표현하는데 이런것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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