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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패션거리(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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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들이 대구에 오면 야시골목부터 찾아요. 원정 쇼핑족들도 부쩍 늘었어요" 구 데레사소비센터, 고려양봉원 인근지역을 중심으로 300여 가게들이 들어 선 동성로 야시골목. 전국적인 쇼핑명소이자 신세대 패션 1번지이다.

주요고객층은 10대 후반과 20대 초반. 첨단유행이나 튀는 상품들이 아니면 퇴출된다. 영 캐주얼, 여성정장 등의 의류와 구두가 주류를 이루며 의류가 80%이상을 차지한다. 야시골목의 최대 강점은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

왠만한 옷은 2만~3만원이면 충분하며 백화점 등에서 한벌에 수십만원이나 하는 여성정장도 10만원 정도면 거뜬히 구입할 수 있다. 티셔츠 등도 1만원으로 해결된다. 영캐주얼, 남녀정장 등 취급품목수도 백화점 수준.

옷가게 '갤러리' 직원인 양정옥씨(32.여)는 "동성로에서 IMF영향을 가장 적게 받은 곳이 야시골목"이라며 "대다수 점포들이 하루 평균 50만~7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주말이면 차량 통행이 어려울 정도로 고객들이 붐빈다"고 말했다.

야시골목의 영업시간은 오전 11시부터 밤 10시30분 전후이며 새벽 1~2시까지 영업을 하는 점포들이 느는 추세.

신세대 유행에 맞춰 일본패션제품들도 대거 선보이고 있다. 헌제품, 캐릭터상품 등 일본패션제품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점포까지 등장했다. 헌제품 전문매장만 10여개가 성업중이며 기존의 기름때 묻은 청바지, 찢어진 청바지에서 재킷, 모자, 구두 등으로 취급품목을 늘리고 있다. 일부 제품은 국산 신제품보다 비싼데도 제품이 달릴정도로 잘 팔린다.

최근엔 야시골목내에서도 업종이 세분화되고 있는 추세. 동아양봉원 앞쪽에는 남성전용 의류가게 10여개가 영업하고 있고 구 데레사소비센터 인근에는 여성정장만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가게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야시골목은 전국적인 쇼핑장소로 부상하고 있지만 제품을 자체 디자인해 생산.판매하는 서울 동대문시장에서 물건을 들여와 판매하는 약점을 안고 있다.

5년째 의류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김모씨(35)는 "동대문시장은 최근 행정기관 대기업 등과 연계, 대형 패션몰을 세워 전국상권을 장악하고 있다"며 "야시골목도 밀라노계획에 맞춰 동대문시장처럼 제품 자체발주 기능 등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고 말했다.

〈李鍾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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