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의 현대 미술은 어떤 모습일까. 지난 2일 아트선재미술관에서 '1990년대 이후의 일본 현대미술'을 주제로 특별강연회가 열렸다.
연사는 8월29일까지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팬시 댄스-1990년 이후의 일본 현대미술'전을 기획한 일본 세타가야(世田谷)미술관 큐레이터 하세가와 유코씨.
그는 최근 일본 현대미술의 특징을 전통의 바탕위에 서구문화를 소화,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는 독특한 성격을 형성한 것에서 찾았다. 첨단 기술과 함께 애니메이션·영화·만화·대중음악 등 하위문화를 적극 수용, 예술적 '깊이'를 추구하되 관람객의 시선을 끌 수 있는 '재미'를 놓치지 않는 것도 최근의 큰 흐름으로 평가했다.
'팬시 댄스'전에 출품된 12명 작가들의 작품이 대표적인 예.
모리 마리코씨는 자신이 직접 연출한 퍼포먼스 비디오 '신기루'에서 신비로운 표정과 수정 구슬을 매만지는 손동작으로 일본 무녀의 이미지를 나타냈다. 하지만 금속성 의상과 은발머리, 기묘한 화장은 서구의 테크놀로지와 사이버 세계를 나타낸다. 전통과 서구·미래의 간극을 한 편의 퍼포먼스에서 재구성한 것이다.
관람객이 탈 수 있는 스케이트 보드장을 설치한 하치야 카추히코씨의 '빛/심연', 어기(漁器)를 재미있게 응용한 덴키 메이와씨의 작품들은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관람객의 호기심을 자극, 시선끌기에 성공한 경우.
하지만 작품은 재미를 주는 것 자체에 그치지 않는다.
'빛/심연'은 스케이드 보드장에 설치된 TV를 통해 일본과 한국의 바다, 하늘을 보여줌으로써 두 나라의 접근을 상징하고 하치야씨는 어구를 통해 예술의 대량 생산가능성을 모색하기 때문이다.
또 하세가와씨는 정통 미술대 출신이 아닌 건축, 체조, 장난감 자동차 경주 우승자 등 다양한 이력을 가진 이들의 작업 참여가 증가하는 추세라고 소개했다.
〈金嘉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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