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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상징물 불합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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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청 시장실 입구에 전시한 박제 독수리가 논란을 일으킨데 이어 대구시가 낙동강 습지를 검독수리 서식지로 조성한다는 계획까지 마련해 놓고 있으나 시조(독수리), 시화(목련), 시목(전나무) 등 대구의 상징물이 지역적 연관성이 전혀 없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다시 일고 있다.

환경전문가들은 지방자치단체의 상징물이 지역 특성과 시민 정서에 부합해야 하나 대구시의 상징물인 독수리 등은 지역에서 찾아볼 수 없는 동.식물인데다 자체 번식 능력이 없는 외래종이어서 적절하지 못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시조인 독수리의 경우 지난 83년 시조 지정심의위원회와 시민 설문조사를 거쳐 지정됐으나 한반도 내에서는 사진이나 박제도 구하기 힘들 정도로 희귀한 겨울 철새. 더욱이 이번에 문제가 된 검독수리는 독수리와 종(種)이 다른 텃새로 최근엔 강원도 동부 휴전선 부근에서나 가끔 구경할 수 있으며 환경부에 '멸종위기 야생동식물'로 지정돼 있을 정도로 찾기 힘들다는 것.

이에따라 대구시는 최근 서대구 달성습지를 검독수리 서식지로 복원한다는 계획하에 나름대로의 습지 보전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흑두루미 등 지역 특성에 맞는 다른 조류를 시조로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시화인 목련도 제주도나 일본이 원산지로 국내에서는 주로 정원수로 재배되고 있으나 기후 및 풍토에 지나치게 예민해 지역에서는 자생이 불가능하다. 시목인 전나무 역시 고산지대 침엽수림이 원산지로 아한대 식물에 속하므로 분지인 대구시에서는 재배할 수 있으나 자체 번식은 어려워 지역 풍토에 적합한 모감주나무 등을 거론하고 있다.

대구시의 한 관계자는 "대구시 상징물들이 지역에 서식하지 않는다거나 풍토에 맞지 않다는 비판은 일부 수긍된다"며 "그러나 상징은 상징으로 독수리의 기상, 목련의 고아함, 전나무의 강직성 등을 대구시민의 품성으로 살리자는 의미이므로 별 문제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계명대 김종원 교수는 "대구를 대표하는 생물자원은 가급적 지역에서 서식하거나 자생 가능한 동식물로 지정해야 상징성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李宗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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