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강원도에는 개구리들이 수난을 당하고 있다고 한다. 아마도 개구리를 잡아먹는 사람들은 그것을 먹지 못하면 심각한 영양실조에 빠지거나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그래서 개구리라도 잡아먹어야 할 정도의 어려움에 처한 사람은 아닐 것이다. 오히려 충분한 영양을 섭취하고 나서도 다른 무엇인가를, 즉 몸에 좋다는 것이면 무엇이든 구해 먹으려고 하는 사람들이 더 많을 것 같다. 이들에 의해서 생태계의 먹이사슬 뿐 아니라 환경까지도 파괴되고 있다니 한심스러울 뿐이다.
경제 사정이 좋아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지금 우리 이웃에는 끼니를 거르는 아이들이 15만명이나 된다고 한다. 뿐 만이 아니다. 날씨는 추워지는데 대구지역에만도 300~400명의 노숙자가 거리를 방황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연말을 맞아 고급 호텔 연회장 예약문의가 줄을 잇는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가 날마다 들이쉬는 숨, 한 모금의 물, 한 끼의 음식, 몸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옷, 이 모든 것은 나 아닌 다른 사람, 혹은 자연이 마련해준 것이다. 그러기에 아무리 잘난 사람도 혼자 살아갈 수는 없는 법이다.
맹자는 우물에 빠지려는 아이를 보면 누구든지 달려가서 구해준다고 했다. 이러한 행위는 어떤 이익을 바라서 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인간이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이다. 다른 짐승, 예컨대 개나 고양이 따위야 그런 위기 상황을 보고도 그냥 지나쳐 버린다. 그렇다면 인간이 인간일 수 있는 까닭은 다른 사람의 어려움을 보고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는 데서 찾을 수도 있지 않을까?
굶주려 우는 아이를 보고 그냥 지나치는 것과 우물에 빠지려는 아이를 보고 그냥 지나치는 것은 별로 다른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일년에 버려지는 음식 쓰레기가 8조원이나 된다고 한다. 내 것을 털어서 주지는 않더라도 버리지 않으면 먹일 수 있고 살릴 수 있다. 개구리 잡는 일에 골몰하기 보다는 주위를 바라볼 줄 아는 여유를 가지는 것이 아마도 더 인간적일 것 같다.
김성범.정동서장 훈장.철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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