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金鍾泌) 총리는 7일 "한 '권좌'에서 스스로 물러난다"고 말했다. 공동정권의 한 축으로서 맡았던 총리직에서 퇴임하는 것을 이렇게 표현하면서 "이제 내려가서 위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11일 퇴임하는 김 총리는 이처럼 당 복귀 수순을 밟고 있다. 김 총리는 7일 저녁 총리실 간부 및 출입기자들과 74회 생일을 겸한 고별만찬을 갖고 총리직을 떠나는 소회를 밝혔다.
김 총리는 "1년10개월이 흘렀지만 돌이켜 보면 큰 잘못은 하지 않았다는 나름의 자위를 하고 있다"며 "오는 11일 국무회의를 마치고 당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리는 "공동정부를 운영하면서 새로운 국정모델을 정착시키겠다는 심정으로 때로는 달래고 때로는 의지를 다지고 때로는 허탈한 경우도 없지 않았다"고 술회하면서 " 명실상부한 의회민주주의를 하기 위해서는 내각제가 되어야 한다"며 내각제 개헌을 적극 추진하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내각제 개헌을 약속대로 추진하지 못하고 16대 국회로 넘겨 국민들에게 송구스럽고 아쉽다"고 솔직하게 밝히면서도 "(16대 국회에서의 내각제 개헌 추진을 위해) 지역구든 비례대표든 국회의원이 돼야겠다"는 뜻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또 "지난 해 공직자의 주변이 미숙해 심려를 끼쳐드린 것도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며 옷로비사건 등을 술회하기도 했다.
총리 재임기간 동안 가장 어려웠던 시기에 대해 이날 자리를 함께 했던 정해주 국무조정실장은 "내각제 개헌유보를 결심했던 때였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 총리는 이날 자신의 지역구 출마여부와 자민련의 당 체제 정비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대신 당에 돌아가는 대로 "우선적으로 당 체제를 다지겠다"고만 말했다.
또 김 총리는 김 대통령과의 공조여부에 대해서는 "이 정부의 임기가 끝날 때까지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김총리는 정 국무조정실장과 김용채 비서실장, 이덕주 공보수석비서관 등 일부 보좌진들을 함께 데리고 당에 복귀하기로 했다.
徐明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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