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서구 '침울' 경주 '축배'

여야가 15일 선거구 조정안에 합의한 후 본회의가 열리기 전 한나라당 지역의원들은 저녁 모임을 갖고 총선필승을 다짐했다.

선거구가 통합되게 된 대구 서구의 강재섭·백승홍 의원과 달리 막판에 극적으로 기존 선거구를 유지하게 된 경주의 김일윤·임진출 의원은 서로 악수를 나누고 축하인사를 하는 등 희비가 엇갈린 표정이었다.

경북의원 모임에서 김윤환 전 부총재는 "안동 선거구 통합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면서 "경주라도 선거구를 지킨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통합을 의식, 치열한 신경전을 벌여 왔던 경주의 김·임 두 의원은 지역 의원들의 축하를 받자 한나라당 공천도 자신하는 모습이었다.

경주와 강원도 원주를 비롯한 4곳의 도·농 통합지역 선거구가 살아나게 된 것은 김일윤 의원과 함종한·김영진 의원 등 민정계 의원들을 배려하기 위해 김 전 부총재가 여권 핵심인사에게 로비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후문도 나돌고 있다.

이날 경북의원들은 권역별로 필승결의대회를 열기로 하고 우선 25일로 예정된 권오을 의원의 의정보고대회를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특히 이날 모임에는 당직자회의에 참석한 정창화 정책위의장과 이상득 의원을 제외한 전원이 참석, 단합을 과시했다.

같은 시각, 대구지역 의원들도 모임을 가졌으나 '대구 서구는 여야의 정치적인 게리맨더링의 희생양' 이라는 데에 의견을 같이 했다.

백 의원은 선거구 통합이 확정된 직후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서 선거구 통합지역의 의원들이 이회창 총재를 거칠게 공격하자 "통합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이제는 총선승리를 위해 단합하자"고 이 총재를 감싸기도 했다.

어쨌든 대구 서구의 강재섭, 백승홍 두 의원이 이날부터 선의의 공천경쟁을 다짐하면서 공천이 확정될 때까지는 선거운동을 자제하겠다고 다짐하고 나서 공천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 1인2표제와 석패율제의 도입 그리고 지역구와 비례대표 동시 등록이 가능해 짐에 따라 사지(死地)로 내몰리는 것 같던 지역의 여당 인사들은 '회생'할 수 있다는 실낱같은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됐다.

지역구에서 낙선하더라도 비례대표에 등록이 가능하고 당선자의 득표율에 가장 근접하는 낙선자에게는 부활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가 마련됨으로써 금배지를 달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마련된 것이다. 이 장치는 자민련과 새천년민주당 후보로 출마를 주저하며 탈당과 신당 합류 내지 무소속 출마 등 다른 길을 모색할 수도 있을 것 같던 지역 여권의 중진급 인사들의 행보를 주춤하게 하거나 붙들어 매는 장치로도 작용할 전망이다.

徐明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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