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가 선수-구단간의 싸움이 한치의 양보없이 격렬해지면서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75명으로 단촐하게 출범한 선수협의회가 하루만에 120여명으로 늘어난데다 팬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빠르게 세를 불리는 등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일부 선수들만 참여, 곧 구단의 각개격파에 무너질 것으로 예상되던 선수협의회는 23일 현대 선수들의 대거 합류로 힘을 얻었고 휴일 야구페스티벌 행사장에서 팬들의 지지까지 확인했다.
이날 현대 선수들의 합류로 선수협의회 참여 선수는 빠르게 늘어날 가능성을 보였다.
선수협의회에 선수들이 갑자기 합류하게 된 것은 먼저 구단의 강경대응에 대한 반발심리와 함께 '이번에 밀리면 영원히 노예로 살게 된다'는 절박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선수협의회가 출범한 직후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내놓은 '참여선수 전원을 올시즌 그라운드에 서지 못하게 한다'는 초강경 대응은 선수들이 그동안 구단에 갖고 있었던 악감정에 불을 질렀다.
현행 선수지명제도와 자유계약선수(FA) 제도, 그리고 연봉 인상 상한선 담합 등 구단 이익을 앞세워 선수들에게 절대 불리한 규약을 강요하고 있는데 대한 선수들의 불만은 '이번이 아니면 다시 고칠 기회가 없다'는 공감대를 이뤘다는 분석이다그러나 선수협의회의 발족으로 프로야구는 사상 최초로 시즌이 중단될 수도 있는 최악의 위기를 맞게 됐다.
선수협의회 출범 이전부터 '시즌 포기'의 입장을 공언한 KBO 역시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KBO는 선수협의회가 깃발을 올린 지 불과 몇시간만에 참여선수 전원에게 사실상 선수생명 박탈이라는 강수로 맞서 선수들과의 대화의 여지를 스스로 없애버렸다.이에 따라 KBO가 택할 수 있는 대응책은 선수협의회의 실체를 인정하거나 올 시즌을 중단하는 극약처방 두가지로 좁혀지게 된다.
선수들을 협상의 대상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경직된 자세를 이미 보여온 KBO가 유화적 태도로 돌아설 가능성은 매우 희박해 보인다.
각 구단들이 리그 중단이라는 극단적 대응책에 손쉽게 합의한 것은 프로야구단을 1년 가량 운영하지 않아도 기업 경영에 별다른 타격이 없다고 여기는 한국 프로야구의 특성에서 비롯된다.
프로야구단 운영 자체가 짭짤한 수익을 올리는 미국이나 일본과 달리 한국 프로야구는 기업의 홍보수단으로 그동안 기능해온 것이 현실이다.
결국 선수협의회 출범과 이에 따른 각 구단의 강경대응은 프로야구 출범 19년만에 리그 중단이라는 최악의 파국을 초래하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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