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주영 회갑기념 헌정소설집 '아름다운 인연'

'논문 봉정' '헌정 앨범' 등 학계나 음악계 등에서는 흔하지만 문단에서는 그리 흔치 않은 '헌정' 소설집이 선보였다.

작가 김주영 회갑기념 헌정소설집 '아름다운 인연'(하늘연못 펴냄). 30~40대 후배 소설가 12명이 이달 27일로 갑년을 맞는 김주영씨와의 좋은 인연을 기려 작품 한 편씩 내 한 권의 책으로 묶어 냈다. 선후배간 의미 깊은 정겨운 만남을 기념하는 이 헌정소설집은 평생 소설 한 길을 달려온 작가에게 보내는 경의의 표시이기도 하다.

구효서 김영하 박상우 배수아 신경숙 심상대 엄창석 은희경 이순원 전경린 조경란 하성란씨 등 90년대 한국 소설문학계를 떠받치고 있는 젊은 소설가들의 자선(自選)소설과 김주영씨의 문학과 인생에 관한 자전적 에세이가 함께 수록돼 있다. 헌정집을 내며 후배들은 "이번 헌정소설집은 세월에서 우러난 문학의 도량과 깊이를 차분하게 음미하기 위한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앞으로도 선배의 건필을 고대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 소설집은 생애 전부를 오로지 문학이라는 한 길만을 고집하며 걸어온 한 선배작가에게 후배들이 정성스레 바치는 헌정의 의미외에 젊은 작가들이 자신의 글에 대한 새로운 의지와 각오를 다지는 계기로 받아들여진다.

1971년 '월간문학'을 통해 등단한 김씨는 '객주' '야정' '화척'에서부터 최근작 '홍어'에 이르기까지 30여년동안 원고지에 정열을 쏟아 부으며 현대 한국문학의 한 축을 이뤄온 중진. 이 헌정소설집을 빌어 "오만과 편견에 물들지 않도록 닦달하며, 꼭 닫혀 있는 장독의 뚜껑처럼 조용히 자기안에 침잠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의 근력으로 찾아낼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고 고백한 그의 말에서 한 작가의 소설쓰기에 대한 올곧은 자세와 진지함을 읽을 수 있다.

소설가 이문열씨는 헌정 소설집에 부쳐 "늙음은 그 원숙이나 완성에의 접근으로 이해되는데 김주영씨의 경우가 바로 그렇다"며 "영원한 청년으로 남아 잔망스럽게 늙어가는 후배들을 너털웃음으로 깨우쳐 달라"고 주문했다.

徐琮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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