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선거구 조정과 지역 총선 구도

16대 총선을 위한 선거구획정 작업이 마무리됐다. 전국적으로 26개의 선거구가 줄어들고 지역에서는 대구 2, 경북 3개가 줄어 각각 11개와 16개가 되게 됐다.

선거구의 조정에 따라 선거구도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당장 현재 진행 중인 각 당의 공천작업에 영향을 주는 것은 물론 본선에서도 경쟁상대가 뒤바뀌는 현상이 벌어지게 됐다.

한편 선거구가 당초 예상보다 두 곳이 더 줄어듬에 따라 외부 영입에 의한 후보자 교체가 예상되던 지역의 총선구도 역시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특히 한나라당은 일부 거물급 영입인사들로 후보자 교체를 검토해 왔으나 대상지역이 갑자기 통합돼 버리는 바람에 영입작업 자체를 전면 재검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맞게 됐다.

이미 입당을 마친 김만제 전 포철회장의 경우 대구나 구미갑구가 예상됐으나 구미가 통합되는 바람에 대구에 공천을 받지 못할 경우 비례대표로 선회해야 하는 입장이 됐다. 또 동을구 공천을 목표로 한나라당 입당을 타진해 온 일부 인사들 역시 출마 자체를 재고할 수밖에 없게 됐다. 따라서 한나라당이 영입인사들에 힘을 실어줄 경우 인근 다른 지역구가 '유탄'을 맞을 가능성마저 점쳐지고 있다.

◇대구

▲서구예상대로 선거구가 하나로 합쳐져 같은 한나라당 소속인 갑구의 백승홍 의원과 을구의 강재섭 의원이 공천 경쟁을 벌이게 됐다. 여당에서는 민주당의 갑구 위원장이던 이헌철씨가 대표선수로 확정적이다. 을구 위원장이 공석인데다 이 위원장의 지역 여권내 정치적 비중으로 볼 때도 불변일 가능성이 아주 높다. 자민련에서는 갑구의 최백영 위원장의 탈당으로 을구의 김상연 위원장으로 단일화가 되게 됐다.

▲동구뜻하지 않게 인구 상한선이 35만으로 늘어나는 통에 합구가 돼버린 동구의 경우 주목의 대상은 역시 한나라당 공천이다. 갑구의 강신성일 위원장과 을구의 서훈 의원이 경쟁을 벌여야 하는데 현역 우선이냐 이 총재와의 관계가 더 큰 영향을 미치느냐의 싸움이다. 서 의원은 재선 대 원외의 경쟁이라는 점에서 공천을 자신하고 있지만 강 위원장 역시 당 공헌도나 이 총재 측과의 거리 측면에서 절대 불리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갑·을 지역 모두 위원장이 공석이고 경쟁력있는 후보감을 찾을 가능성 또한 낮다. 반면 자민련은 갑구의 김복동 의원의 불출마로 을구의 윤상웅 위원장의 공천이 예상된다.

◇경북

▲안동15대 초반부터 기정사실이 돼 온 통합이 확정됨으로써 치열하게 전개된 갑구의 한나라당 권오을 의원과 을구의 민주당 권정달 의원의 경쟁이 한층 불꽃을 뿜을 전망이다. 이번 선거구 획정으로 기존 싸움판 구도에 변화는 없다. 권씨 문중에서 이 두 사람이 출전하고 이 틈새를 노린 김길홍 전 의원이 희망의 한국신당 간판으로 나서는 3파전 구도가 예상된다.

▲경주살아남을 것 같다가 다시 죽는 엎치락 뒤치락 과정을 거쳐 끝내 통합이 될 이 곳도 역시 한나라당 소속의 갑구 김일윤 의원과 을구 임진출 의원의 경쟁이 뜨겁게 됐다. 김 의원은 3선의 국회 건교위원장 이력을 바탕으로 공천을 자신하고 임 의원은 여성 지역구의원으로서의 희소성을 내세우고 있다. 여기에 젊음과 참신성·전문성을 무기로 한 정종복 변호사의 도전이 만만치 않다. 세사람 모두 통합이 불리하지 않다고 한다.

반면 민주당이나 자민련은 과연 후보를 낼 수 있을지도 의문일 정도다. 민주당은 그렇다쳐도 자민련마저 현 위원장인 황윤기 전 의원과 이상두 전 의원 두 사람 모두 자민련 후보로 출마하지 않겠다고 강조하기 때문이다.

▲구미대구 동구처럼 분구 유지가 확실시되다가 갑자기 통합된 케이스. 이 곳은 같은 당에서 현역 의원들끼리 공천 경쟁을 벌이지는 않는다. 한나라당에서는 김윤환 의원의 공천이 확정적이다. 민주당은 다른 지역처럼 인물난이 예상되고 자민련은 박세직 의원과 최종두 위원장이 경쟁을 벌이게 된다. 김 의원과 박 의원의 대결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의성·군위군위가 칠곡에서 분리돼 의성으로 새로 합쳐진 곳이다. 인구 7만8천의 의성과 3만2천이 채 안되는 군위의 복합선거구이므로 소지역주의가 판을 치는 다른 농촌지역 복합선거구와 같이 의성 출신들이 절대 유리하다. 한나라당은 의성 출신인 정창화 정책위의장이 확정적이다. 여권에서는 자민련 김상윤 위원장이 있고 의성출신인 김동권 전 의원이 신당을 등에 업고 출마를 준비 중이다.

▲칠곡군위와의 복합선거구에서 단일 선거구로 독립됐다. 그러나 이 지역 출마예상자들이 거의 칠곡 출신이라는 점에서 큰 변화는 없을 전망이다. 다만 군위지역 표의 향배가 당락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변수는 없어져 칠곡 한 지역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

▲청송·영덕·영양청송·영덕 선거구에 영양이 추가된 케이스. 따라서 이 곳 역시 소지역주의가 지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인구는 청송이 3만5천, 영양이 2만3천인데 반해 영덕은 5만3천에 육박해 영덕 출신이 절대 유리하다. 한나라당의 김찬우 의원 등 주요 출마예상자들은 대부분 영덕 출신이다. 그러나 민주당 공천이 유력한 조은희 전 청와대비서관은 청송 출신의 홍일점이다.

▲울진·봉화14대 총선에서는 울진과 영양·봉화로 나눠져 있다가 15대 총선에서는 합쳐진 곳으로 이번에는 영양이 청송·영덕으로 떨어져 나가 울진·봉화로 한 선거구를 이루게 되는 곳이다. 다른 복합선거구와 마찬가지로 인구가 많은 울진(6만7천) 출신이 봉화(4만4천)출신들보다 절대 유리하다. 한나라당의 김광원 의원이나 민주당의 김중권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 주요 출마예상자도 역시 울진 출신이다. -정치1·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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