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사이버세대'를 겨냥해 인터넷과 컴퓨터통신망을 통해 20, 30대를 주축으로 하는 젊은 '표심'을 공략한다는 정치권의 총선전략에 비상이 걸렸다.
여러겹의 외부침입 방호장벽(fire wall)으로 보호된 한나라당 인터넷 홈페이지(www.hannara.or.kr)가 31일 해커 침입으로 인해 가동이 중단된 것을 계기로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에 대한 해킹사례의 재발이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여야는 컴퓨터시스템에 대한 보안점검 및 중요 내부자료의 백업, 홍보용 홈페이지와 내부 시스템의 분리운용 등 다각적 대책마련에 나섰으나 당내 인력부족 등으로 사실상 외부전문기관에 일임할 수밖에 없는 처지여서 자료 유출 가능성 등에 대한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특히 정치권이 '해킹'에 대해 상대방측을 의심하는 '음모론'을 제기할 경우 이같은 문제가 1회성 해프닝이 아니라 정치 쟁점으로까지 비화될 가능성도 없지 않아 향후 여야의 대처 움직임이 주목된다.
한나라당은 이날 홈페이지가 해킹되자 즉각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고 내부자료의 훼손, 유출 여부에 대한 전면적 점검에 나서는 한편 '정치적 의혹'까지 제기하고 나서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한 관계자는 "이번주 이회창(李會昌) 총재의 신년회견을 사상 처음으로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생중계할 예정이었는데 공교롭게도 해커가 침입해 시스템을 망가뜨렸다"고 해커침입 배경에 대해 의구심을 보였다.
그렇지만 당내에서는 해커가 남긴 메시지의 영문철자법상의 초보적 오류나 인기가수 그룹인 'SES'를 해커의 이니셜 등으로 사용한 점 등으로 볼 때 여론의 주목을 노린 컴퓨터 마니아 학생층 등의 '장난'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다만 젊은층이 극도의 정치불신에 사로잡혀 있는데다 총선을 앞두고 '공명심'에 들뜬 해커들이 정치권 홈페이지에 대해 무차별 파괴경쟁에 나설 수도 있다는 점에서 방호벽 점검 등 대책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민주당도 한나라당 홈페이지가 해킹됨에 따라 자체운영중인 홈페이지(www.minjoo.or.kr, www.korea21.or.kr)에 대한 점검을 벌였으나 외부침입 시도 흔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일단 안도하고 있다.
당의 한 관계자는 "여러겹의 보안장치를 마련해 놓고 있어 해커침입 위험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홍보용 서버와 내부 시스템을 분리운용하는 등 내부자료 보호를 위한 대책을 수립해 놓고 있다"고 말했다.
자민련도 최근 '음모론' 파문 이후 홍보국이 관리해온 홈페이지(www.jamin.or.kr)가 접속 폭주로 인한 접속장애 현상 및 비난메일 쇄도 등으로 골치를 앓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 외부 전문기관에 의뢰해 전산망을 전면 재점검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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