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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 대입논술-32차 문제 우수작

얼마전 전 세계의 모든 사람들은 새로운 천년이 시작되는 세기인 21세기를 맞이하여 환호하였다. 각국에서는 개성적인 문화행사로 이른바 '뉴밀레니엄 행사'의 기쁨과 희열을 더했다. 하지만 이런 외형적인 행사보다는 새로운 마음으로 각자의 내실을 기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특히 세기말 현상이나 새 세기의 도래에 따른 사회 변동은 개인들에게도 그에 적응하지 못할 경우 개인들을 사회에서 도태시킬 수도 있다는 경고의 소리도 종종 들려오고 있다. 따라서 새 천년 벽두에 우리도 새로운 세기를 맞이하여 새로운 삶의 가치 설정과 그에 맞는 새로운 삶의 태도 및 방식을 갖추어야 한다

제시문의 주인공 아큐는 '자기만족'이라는 극단적 정신 승리법에 빠져있다. '네깟놈들과는 상대도 안돼', '네까짓 것들이 다 뭐냐?'라고 하는 말에서 그의 극단적인 태도는 극명하게 드러난다. 아큐가 이러한 태도를 갖게 된 원인으로는 단연 사회적 책임이 크다. 완벽한 인간으로 불리던 그가 부스럼이라는 신체적 결함으로 말미암아 다른 사람들에게 지속적으로 놀림 받는 것을 방치한 사회는 한 개인의 기본적 인권마저 보장해 주지 못한 것이다. 그래서 아큐는 '요즘 세상은 되돼먹잖았어'라며 반사회적 태도까지 보인 것이다. 하지만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역사의 현장인 현실 사회에서 타인과 더불어 사는 삶을 살아야지 아큐처럼 사회 현실을 하나의 '악'으로 치부해버리고 현실과 동떨어져 살아서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도피하는 것에 불과하므로 바람직하지 못하다. 또한 인간은 그날의 안위만을 걱정하는 '하루살이'와 같이 아무런 존재적 가치가 없는 동물이 아니다. 따라서 현재의 위기만을 모면하려는 미봉책에 불과한 아큐의 도피적 태도는 비난받아야 마땅하다.

그러므로 개인은 아큐와는 다른 바람직한 삶에 대한 태도와 방식을 갖춰야 한다. 먼저 개인에게는 사회적으로 요구되는 소극적 의무와 적극적 의무가 있다. 소극적 의무는 개인이 최소한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것이고 적극적 의무는 사회에 적극 봉사하고 희생하여 올바른 사회를 이끌어갈 주체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20세기의 잘못된 점을 반성하고 바람직한 새 세기를 개척해야 할 현대인에게는 소극적 의무를 바탕으로 적극적 의무를 생활화하려는 태도가 요구된다. 또한 개인의 이러한 적극적 의무가 공허한 외침이 아닌 현실 사회 속에서 실현되기 위해서는 사회 대중의 공감과 인정이 필요하다. 이 같은 공감과 인정을 얻기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개방적 자세와 날카로운 비판력을 바탕으로 하는 '합리적 사고 방식'임을 숙지해야 한다. 이상과 같은 삶의 태도와 방식이 정립될 때 개인적 문제 뿐만 아니라 사회적 문제에 대처할 수 있는 근본적 해결책을 지닌 역사적 존재로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사회인으로 변신할 수 있을 것이다.

바야흐로 세계는 21세기라는 중요한 시점에 들어섰다. 새로운 세기가 시작된 만큼 사회에는 희망, 성공, 도태, 낙오 등의 상황들이 서로 교차되고 있다. 따라서 역사적 존재로서 개인은 단순히 외형적인 변화에만 급급한 시류에 편승해서 자신의 의무를 잘 수행하지 못하고 또 합리적 사고 정립에의 노력을 소홀히 여겨서는 안 된다.

서 호 훈.대륜고 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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