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민주당은 공천자 발표 예정일을 하루 앞둔 16일, 오후 늦게까지 후보 심사작업을 계속하는 등 진통을 거듭했다. 영입파 및 비주류 의원 등을 중심으로 낙천자로 거명되고 있는 인사들이나 이들의 지지세력이 연일 당사앞에서 항의시위를 벌이고 있다. 게다가 현역의원의 반발에 밀려 수도권과 호남권에서 예상보다 물갈이 폭이 적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들 지역에 공천을 희망했던 신진 인사들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일부 경합지역에선 핵심 실세들간에 자기 사람 심기 경쟁이 더욱 노골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 측은 종전 계획대로 대폭 물갈이하겠다는 쪽으로 입장을 또 다시 선회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나 이 때문에 심사작업을 둘러싼 혼선은 가중되고 있다.
공천 반발은 특히 텃밭인 호남권에서 집중됐다. 유종필 전 청와대정무비서관은 "지역에 나타나지도 않은 사람이 내락받았다는 소문을 퍼뜨리고 있다"고 핵심 실세들에 의한 밀실공천을 겨냥했다.
특히 시민단체들도 이같은 공천 움직임에 반발, "민주당의 공천작업이 개혁성과는 동떨어진 채 왜곡되고 있다"며"특히 공천 부적격자로 지목된 인사들은 제외시켜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민석 공천심사위대변인은"밀실공천은 없으며 여론조사를 통해 나타난 자료를 근거로 판단, 유권자가 바라는 인물을 공천하고 있다"고 강변하고 있으나 반발을 누그러뜨리기엔 역부족이었다.
대구·경북권의 경우 후보들간 경합이 치열한 수도권 및 호남권과는 달리 인물난 등으로 막판까지 고심하고 있다.
지역내 후보 공천작업을 주도하고 있는 김중권 지도위원은 16일"오늘까지 현지 여론조사 등을 토대로 공천자 선정문제를 일단 확정지을 계획"이라며 "그러나 대구 경북권에선 좀 더 지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은 또 "영입될 인사들의 면면에 대해선 아직 밝히기 어렵지만 좀 더 지켜봐 달라"고 말해 다소 진전이 있음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 대구 지역에서 학계와 경제계 인사 2, 3명이 출마 제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까지 지역내 공천의 윤곽은 울진·봉화의 김중권, 안동의 권정달 지도위원과 칠곡의 장영철 의원, 청송·영덕·영양의 윤영호 남해화학사장, 고령·성주의 김동태 전 농림차관, 대구달성군의 엄삼탁 고문 등이 사실상 내정된 가운데 영주의 김영화 아태평화재단 선임연구위원은 유력한 것으로 거명되고 있다. 이들 외에 상주, 경산·청도 등 몇몇 지역에선 경합이 치열한 것으로 전해졌다.
徐奉大기자
◇한나라
한나라당이 막바지 공천작업을 둘러싸고 계파간 갈등이 표면화되고 있다.
공천심사위원인 이부영 총무가 15일 현역의원 위주의 공천작업이 진행되고 있는데 대해 "기득권 보전차원의 공천이 진행돼서는 안된다"면서 공천심사작업을 정면으로 비판하면서 공천갈등을 노출한 것이다.
이 총무는 특히 한나라당의 최대 지지기반인 영남권 공천과 관련, "기득권 보전이라는 수준에서 공천작업이 진행돼서는 안된다"면서 "영남권이라고 해서 30~40년 내려온 정치적 컬러로 계속 이어진다면 한나라당의 새로운 모습과 부합되지는 않는다"며 정체성 문제까지 거론했다.
이 총무의 이같은 반론은 자신이 직접 천거한 김도현 전 문체부차관 등의 대구지역 공천문제가 제대로 풀리지 않고 있는데 대한 직접적인 반발로 이해되고 있다.이 총무는 김 전 차관과 현승일 전국민대총장 등의 대구지역 공천을 강력히 주장했으나 이회창 총재와 하순봉 총장 정창화 정책위의장 등은 부정적인 입장을 거듭 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 외부 영입인사들의 대구 전진배치 문제가 제기되면서 대구지역 구도가 전면적으로 뒤틀리는 등 반발과 후유증이 만만치않기 때문이다.
이틀째 합숙 심사활동을 벌이고 있는 공천심사위는 홍성우 위원장과 이연숙 전 정무장관 등 당외 인사들과 이 총무 등이 당선가능성보다는 개혁세력이나 여성배려 등의 이견을 제시하는 바람에 적잖은 진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이 총무의 대폭적인 현역의원 물갈이 발언은 이같은 공천심사작업의 연장선상에서 한나라당의 정체성과도 연계돼 있다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현역의원이나 지지기반에 대한 대대적인 물갈이는 한나라당의 법맥과 정통성 문제로 비화되면서 계파간 갈등의 소지를 안고 있다.
물론 이 총무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김덕룡 부총재와 이기택 전 총재권한대행 등은 "이 총재가 계파를 초월하겠다고 공언하면서도 사실은 심사위 구성에서부터 측근인사들을 포진시켜 자기 사람 심기에 나서고 있다"며 반발기류에 가세하고 있다그러나 이와 관련, 김윤환 고문 등은 "개혁도 중요하지만 당선이 안되면 아무 소용이 없는 것 아니냐"면서 "과거 기득권세력이라고 전체를 매도하는 것은 옳지 않으며 정치에서는 어떤 자리에 있었느냐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역할을 했는 지도 살펴봐야 할 것"이라며 반박했다.
한나라당이 공천심사활동에 박차를 가해 오는 19일 임시당무회의를 소집, 공천자를 일괄발표하기로 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徐明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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