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무역적자를 초래한 수입급증의 요인이 수출보다 내수, 생산보다 소비, 생산성향상보다 양적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소비가 크게 늘어난데 있다는 분석은 우리의 경제주체들이 아직도 IMF체제의 교훈을 제대로 깨닫지 못한 느낌을 준다. 이제 겨우 경기가 회복국면에 들기가 무섭게 이같은 과시형 소비가 다시 고개를 들고 내실보다 외형을 중시하는 우리 경제의 고질이 되살아나고 있다는 것은 정말 한심한 일이다. 97년말 환란이 닥쳤을 때 정부의 경제운용 잘못도 탓했지만 국민 모두가 과소비.사치.낭비 등에 빠져있었던데도 큰 원인이 있었음을 뼈아프게 반성했던 일을 그새 망각한 것일까.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외환위기이후 급감했던 고급소비재 수입이 급격히 늘어나 품목별로는 지난해 최대 400% 가까이 늘어났고 원유값 폭등에도 불구하고 작년 1~10월중 에너지소비는 산업부문보다 가정.상업부문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예컨데 작년 1~11월중 사치성소비재 수입내용을 보면 승용차의 경우 무려 378.9%나 급증했고 골프용품은 153.6%나 늘었으며 담배는 50.9%나 증가했다. 에너지소비도 가계소비 확대에 겹친 유흥업소의 호황으로 이 부문에서 20.4%나 급증해 산업부문(5.7%증가)보다 3배이상 앞지른 것이다.
자본재 수입에서도 이같은 과소비추세를 반영, 전자 및 정보통신업종에서 작년 3.4분기 이후 수출용 수입의 증가는 30%대에 그친 반면 내수용은 70%이상 늘었던 것이다. 설비투자에서도 생산성향상 투자비중은 고작 4.0%로 일본의 15.6%에 비해 형편없이 떨어진 수준인 반면 기존설비 확장투자는 36.2%에 달해 외환위기 이후 소리높이 외쳐온 저비용 고효율 추구는 구두선이었음을 드러낸 것이다.
아직 IMF관리체제를 벗어나지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무역수지.국제수지의 흑자기조유지는 어떤일이 있어도 지켜내야야 한다. IMF관리체제 이후 무역흑자가 계속되면서 외환보유고가 늘어나 가까스로 위기를 벗어난 것도 수출신장이 바탕이 된 것이다. 그러나 올들어 무역수지가 적자로 반전해 2월 현재까지 지속되고있는 것은 연말 무역흑자목표달성의 차질은 물론 외환관리에 위협적 요인으로 느껴지기도한다. 더욱이 무역과 관련 단기외채가 크게 늘고 있는 사실은 아직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 해도 철저한 감시가 요청되는 시기이기도하다.
이러한 시기에 과소비형 수입은 또다시 위기를 초래할 수도 있다. 특히 부유층의 사치성 소비의 자제와 일반의 소비심리확산을 막는 국민적 각성이 시급하다. 이에대한 정부당국의 정책적 조치도 있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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