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후코리아는 지난 97년 9월 출범 이후 2년여만에 국내 최정상 사이트로 급부상했다. 초고속 성장의 비결은.
▲'야후답다'는 것이다. 이용자들에게 '쉽고 재미있고 편하고 유익한'이용환경과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야후의 강점이다. 다른 인터넷 기업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야후코리아 설립 동기는.
▲야후 본사의 일본 현지법인인 야후재팬의 성공에 큰 자극을 받았다. 그래서 96년 소프트뱅크코리아 총괄전무로 있을 당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에게 한국 인터넷 시장의 잠재력을 들어 야후코리아 설립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야후 본사의 반대가 적지 않았지만 결국 서비스 예정시각을 불과 3시간 앞두고 극적으로 합작계약을 체결했다.
-당시엔 한국 인터넷 시장의 미래를 점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나는 PC통신 1세대다. 87년 PC통신을 처음 접했을 때 전국의 이용자는 100여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야후코리아 설립전엔 국내 PC통신 인구가 400만명을 넘었다. 이들이 향후 인터넷 이용자로 변모하리란 것을 짐작하기는 그리 어렵지 않았다.-한국 인터넷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어디까지로 보는가.
▲어려운 질문이다. 전망이 불가능할 정도다. 인터넷이 만들어가는 세상의 폭과 깊이는 거의 무한할 것이다. 다만 한국 사람들은 '붐'을 조성하는데 탁월한 기질을 지닌 것 같다. 국내 핸드폰 시장의 폭발적 성장을 보면 알만하지 않은가. 야후 본사에서도 한국 시장을 상당히 독특하게 평가한다.
-2000년대 들어 국내 모든 기업의 오너들이 '디지털 시대'를 천명하고 나섰지만 아직도 디지털 마인드의 확산은 더딘 편이다. 디지털 시대의 가치관은 어떠해야 하나.
▲인터넷이야말로 21세기 디지털 시대의 키워드다. 산업사회에서 지식정보사회로의 패러다임(한 시대 주류를 이루는 가치관의 총합체) 이동이 이미 이뤄졌지 않은가. 디지털시대엔 게임의 룰도 없다. 모든 법칙과 해법을 스스로 만들어가야 한다. 그렇다고 미래의 변화를 겁낼 필요는 없다. 일단 신문 경제면 3개월치만 스크랩해보라. 약간은 답이 보일 것이다.
-야후코리아의 강점을 만들어내는 최고경영자로서의 비전은 어디서 나오는가.
▲매달 20~30권 정도 책을 읽는다. 인터넷 실용서와 문명·문화사·인문과학분야의 책들을 꾸준히 읽다보면 아이디어가 떠오르곤 한다.
-초고속 성장의 이면엔 미국 야후 본사의 높은 브랜드 인지도가 한몫하지 않았나.▲그렇지 않다. 법으로 정해져 있는 최소한의 경영 노하우만 받을 뿐 본사에 로열티도 전혀 내지 않는다. 야후코리아엔 야후 본사에도 없는 서비스 항목이 많다. 브랜드는 '수입품'이지만 콘텐츠는 100% '토종'이다.
-최근의 해킹 사태에 대해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다.
▲야후의 보안체계는 뛰어나다. 이번 일은 해커가 가짜 접속신호를 대량으로 한꺼번에 보내 다른 이용자의 접속을 막은 것이다. 일종의 해프닝인 셈이다.
-올해안에 기업을 공개할 거라는 얘기가 있는데.
▲나스닥도 검토중이지만 한국기업인 만큼 증시2부나 코스닥을 적극 고려중이다. 아직 주식은 발행하지 않았다. 적정주가는 시장이 결정할 것이지만 야후재팬과의 매출 비교,시가총액 등을 감안할 때 주당 1천100만~5천500만원쯤 될 것이라 전망한다.
-개인적으로 야후 본사로부터 받은 스톡옵션이 엄청나다던데.
▲정확한 액수는 밝힐 수 없다. 아마 수백억원쯤? 국세청만이 알 것이다. 다만 내가 엄청난 애국자인 것만은 분명하다(웃음). 직원들도 수천만~수억원까지의 스톡옵션을 받고 있다. 그 정도 받아야 할만큼 그들의 능력과 노력은 탁월하다.
-그 많은 돈으로 뭘 할 생각인가.
▲50세까지 집 한 채와 현금 10억원을 모으는 것이 원래 목표였다. 많이 늘었는데… 어쨌든 돈의 노예가 되긴 싫다. 현재 벤처기업 후원과 좋은 사업 아이템에 대한 지원에 일부를 쓰고 있다. 인터넷이 세상을 바꿔 놓았듯이 장기적으론 한 사회의 가치관을 바르게 정립하는 일에 쓰고 싶다.
-수많은 벤처창업자들이 염사장을 성공한 벤처기업인의 전형으로 삼고 있다. 진정한 벤처정신이란 어떤 것인가.
▲개인적으론 벤처정신이란 말에 거부감을 느낀다. 모험성에 가득찬 벤처정신보다는 기업가정신이 더 필요한 시점이다. 비즈니스감각과 비전, 추진력이 필요하단 얘기다. 인터넷 기업을 운영하기에 한국만큼 더 좋은 환경도 없다. 월스트리트의 자본가들이 몰려오고 있을 정도로 투자열기는 대단하다.
-좌우명이 있나. 취미는.
▲'기쁨, 열정, 꿈'이란 말을 좋아한다. 성격은 낙천적인 편이다. 여행을 무척 좋아하지만 지난해 11월 부탄에 유니세프 후원여행을 다녀온 이후 아직 가지 못했다-야후코리아가 지향하는 세상은 어떤 모습인가.
▲야후는 인터넷 미디어를 지향한다. 미디어의 다른 말은 결국 수요와 공급을 연결시켜주는 '링크 바디(link body)'다. 기본 검색서비스는 물론 오디오와 비디오를 결합한 새로운 개념의 인터넷 방송, 커뮤니티 구축, 전자상거래 등을 통합해 '21세기 디지털 미디어'로 떠오르는 것이 야후코리아의 궁극적 목표다.
金辰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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