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읽을거리로 단장한 문학계간지 봄호가 일제히 선보였다.
2000년대 첫 호의 의미로 출발한 이번 봄호는 한국문학과 문화가 처한 현실에 대해 다양한 시각으로 짚어보고 있는게 공통된 특징이다. 지난 겨울호에서는 새 밀레니엄에 대한 전망과 미래상의 개괄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봄호는 문학의 정체성과 인터넷을 중심으로한 디지털시대의 문학과 인문학에 대한 예측을 담고 있다. 특히 21세기 시대 흐름에 대한 성급한 관측보다는 문화.사회적 패러다임의 변화상의 세목에 보다 가까이 접근하려는 기획 의도가 한결 차분하다.
'문학동네'는 '다시 문학이란 무엇인가'를 테마로한 특집좌담을 주요기사로 올렸다. 김미현 이광호 이성욱 황종연씨 등 젊은 비평가들이 이해하고 있는 문학위기론과 90년대 문학의 성격을 보수와 전위의 관점에서 짚어보고 있다. 또 신세대 문학의 새로운 현상으로 손꼽히는 내면성의 원리와 리얼리즘적 재현의 위기, 서사성의 약화에 관한 논의와 함께 여성문학과 페미니즘의 비평위기론, 메타비평과 논쟁, 90년대 비평의 성과 등과 문학의 미래에 대한 각자의 의견을 내놓았다. 시인 고은씨 인터뷰와 시인 송재학씨의 신작 및 시인과의 동행기, 소설가 백민석씨의 작품세계를 특집으로 꾸몄다.
'세계의 문학'은 인터넷과 인문학, 무엇이 문제인가를 고찰한 평론가 조형준씨의 글이 머릿기사로 올랐다. '디지털 혁명과 새로운 르네상스'를 주제로한 이 글에서 조씨는 '신(新) 3S' 즉 섹스와 스톡(주식), 스타크래프트가 시대의 정신적 풍경을 흐리게 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하고, 21세기 새 르네상스에 걸맞은 인문학의 좌표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때라고 강조한다.
또 기획물 '테크노 키드의 모험'은 새로운 화두가 된 테크노의 사회성, 탈역사성 등 다양한 특징에 대해 짚어보고 있다. 인터넷 시대의 소통과 책임성의 문제를 테크노적 시각에서 접근하거나 테크노 음악의 분열성, 기계와 몸의 대중심리 등을 조명했다.
'창작과 비평'은 편집인 백낙청씨의 2000년대 한국문학을 위한 단상과 2000년을 여는 젊은 시인 20선 등으로 꾸몄다. 정치.사회적 문제에 대한 관심 또한 변함없이 노출시키고 있다. 21세기 한반도와 새로운 공동체에 대한 특집과 낙천.낙선운동 등 유권자 혁명의 향방에 대해 긴급진단하고 있다. 은희경씨의 '내 고향에는 이제 눈이 내리지 않는다' 등 신작소설도 눈길을 끈다.
향토의 시전문 계간지 '시와 반시'는 세기의 끝과 시작이라는 제목의 기획을 실었다. 김열규씨의 '세기의 갈림길에서 본 읽기의 역사'를 비롯 김영민씨의 '인간의 죽음인가, 새로운 인간인가', 김병욱씨의 '근대시의 지나간 미래:쌍드라르의 시는 내기중' 등의 글이 읽어볼만 하다.
徐琮澈기자
댓글 많은 뉴스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5·18묘지 참배 가로막힌 한덕수 "저도 호남 사람…서로 사랑해야" 호소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