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의 시대인 21세기. 과연 우리는 문화의 시대를 살고 있는가.
신지식인 1호의 '용가리' 파동, 영화 '거짓말' 파문, 지역에 편중된 문화 관료들의 인사문제, 전문 인력의 부재.... 우리는 문화의 혼돈과 좌충우돌의 현장을 보고 있다.
이러한 문화 정책의 혼란을 비판하는 세미나가 오는 4일 서울 한국극예술협회 본부에서 개최된다. 한국예술발전협의회가 개최하는 이번 세미나는 '현 문화정책의 혼란과 비평의 도전'이란 주제로 연극평론가 이태주씨, 동아대 김태원교수(무용평론), 영화평론가 장석용씨, 청주대 김수남교수(영화평론)가 주제 발표자로 나서 현 정권의 문화 정책 난맥상을 지적한다.
김태원 교수는 '국민의 정부, 문화 혼돈의 요인들'에서 현재를 "문화 다중주의와 상업화로 문화의 정통성과 가치관이 와해되는 심각한 국면"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고급 예술의 전당이었던 세종문화회관이나 예술의 전당이 수지 맞추기에 급급해 "예식장이나 사설학원으로 전락하고 있다"며 문화의 상업화가 현재 문화 혼돈의 가장 큰 요인으로 지적한다.
또 "현 정권은 호남이란 특정지역과 인맥을 동원해 소위 80년대 운동권 인사를 문화 현장의 주요 지점에 의도적으로 배치하는 이념적 편협성을 드러내고 있다"고 했다. 한 예로 국민의 정부 들어서 문예진흥원장과 같은 주요 직책에 계속해 호남권 출신의 인사를 기용하는 것은 "국민의 정부가 입으로는 줄곧 공정한 인사를 외치고 있지만 이는 한낱 구호에 그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예"라는 것이다.
또 우리가 공동으로 지향해야 할 문화논리를 세우지 않은 채 구태의연한 문화 공연 활동과 창작활동에만 지원하는 현 문화진흥책도 문화 혼돈의 한 요인이라며 "전문 인력을 활용하지 않고 들러리로 세우거나 정작 중요 정책 결정에서는 배제시키는 눈가림식 예술 행정이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라고 반문하고 있다.
연극평론가 이태주씨는 "국립극장은 국가 최고의 공연예술의 전당이라는 설립취지와는 달리 예산 부족과 인적 자원의 결핍, 불완전한 시설과 무대설비로 표류하고 있으며 세종문화회관도 재정 자립도를 높이기 위해 대중예술 공연에 매달리고 있다"며 극장의 위기를 지적했다.
현재 이러한 극장의 위기는 "잘못된 제도와 운영체제, 관주도 문화의 획일성과 비전문성의 횡포, 극장의 공공성의 상실"이라며 "유능한 예술가를 모으고, 배우 양성기관을 만드는 등 장기적인 계획과 실천을 통해 극장 문화를 되살려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영화평론가 장석용씨는 영화정책의 파행과 '거짓말' 파동에서 현재의 영화정책은 흑백논리만 있고 완충지대가 없다며 '거짓말' 파동을 몰고 온 영상물 등급위원회의 이중적 태도, 영화진흥위원회의 구성문제, 영화.연극 요일 지정 등 1회성 영화 정책에 대해 비난했다.
이번 세미나는 그동안 현 정권의 문화 정책에 대해 침묵하고 있던 문화 단체들이 현정부의 문화정책에 정면 도전한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金重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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