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가 '너무 큰 힘을 가진 것들은 위험하다'고 했다. 그렇다. 호랑이.원자탄.눈사태.태풍은 위험하다. 영화도, 인터넷도 그렇다. 오늘날 젊은이들에게는 영화가 아주 큰 힘을 지닌 '선생'이다. 인터넷도 큰 위력을 지니고 있다. 영화는 젊은이들에게 실생활의 체험이나 학교의 가르침, 자연의 질서보다도 정신적 성장에 더 큰 영향력을 뿌리고 있다. 인터넷 가입자 수가 500만명에 육박하고, PC통신의 가입자는 600만명을 넘어섰다고도 한다. 이즈음 영화는 점점 더 선정적인 흥미 위주로 흐르고, 도발과 변태로 치닫고 있다. '선생이지만 위험하고 신뢰할 수 없는 선생'이 되고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PC통신과 하루에 106분을, 인터넷과 함께 67분을 소비한다는 통계도 나왔지만, 인터넷 바다에도 음란물이 넘치고 있어 위험하기 그지없다. 그렇다고 그 위력을 철창에 가두거나 유배할 수도 없으며, 그 위험성을 폭탄을 제거하듯이 없앨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 위력과 위험성을 잘 알고 대비할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 거의 유일한 대비책은 '비판 능력 키우기'이다. 전문가들과 기성세대들이 그것들에 대해 잘 알아야 하며, 좋고 나쁨을 구분해 주어야 한다. 정치의 계절을 맞은 이즈음 마음이 가벼운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오늘의 정치 풍토에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정권 창출에만 혈안이 된 정치가들의 온갖 추태가 넘쳐나고 있다. 지역감정 부추기기-색깔론-거짓말-무책임한 폭로…영화판처럼 도발과 변태와 선정적인 작태들이 난무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때일수록 주권을 행사하게 될 우리는 깨어 있어야만 한다. 정치가들이 오로지 '큰 힘을 따내기 위한 큰 힘 만들기'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더라도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잘못된 힘은 견제하고 억제해야 한다. 올바른 정치가 새롭게 자리매김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마치 나쁜 영화나 음란물 사이트를 우리의 몫인 '성숙한 비판의식'으로 결국은 외면당하게 하듯이….
이태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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