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로 돈을 벌려면 DDR과 테크노 댄스부터 배워야 합니다"
주식투자 '비법'을 묻는 고객들에게 들려주는 한 증권사 지점장의 충고다. 몸을 혹사하며 DDR, 테크노 댄스를 직접 배우라는 게 아니라 '나노초(10억분의 1초)' 단위로 변화하는 세상의 흐름을 직시하고, 따라갈 수 있는 '능력'을 기르라는 얘기다.
주식시장도 '빛의 속도'로 급변함에 따라 얼마전까지 투자자들이 '금과옥조'처럼 여겼던 투자원칙들이 휴지조각으로 변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우량주를 사서 장기보유하라는 것. 하지만 건설, 금융, 자동차 등 전통적인 우량주를 샀던 투자자 중 상당수가 주식이 반토막 나는 등 손해를 봤다. 더러 돈을 번 투자자도 있지만 수십배까지 폭등한 인터넷 주가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빈곤감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실정.
특히 이들 우량주를 산 투자자 대부분이 40, 50대 이상이 많은데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는 세상의 변화를 읽지 못한 탓에 결국 손해를 본 셈. 이때문에 우량주를 사서 장기보유하기 보단 사서 오르는 주식을 보유하라는 원칙으로 바뀌고 있다.또 종전까지는 주가수익률(PER) 등 기업의 내재가치를 분석, 현 주가와 비교해 저평가된 종목에 투자하는 게 원칙이었으나 지금은 성장성이 가장 중요한 투자 포인트로 떠올랐다. 세계적 건설회사라는 현대건설의 주가는 5천원 이하인 반면 매출액이 별로 없는 인터넷 관련 기업의 시가총액은 20조원에 이르고 있다. '성장성'과 '미래산업'이란 명제로밖에 설명할 수 없는 대목이다.
이밖에 '기다리면 언젠가는 본전 온다'는 것은 '기다리면 반토막 아니면 깡통이다'로, '묻지마 투자는 위험하다'는 '묻지마 투자로 돈을 벌 수도 있다'로 바뀌고 있다.
몇년전까지 길게는 1년, 짧게는 수개월씩 지속되던 테마주의 '수명'도 최근엔 평균 1주일에서 보름 정도로 단축됐다. 바이오, 보안 솔루션, 네트워크 장비 등 테마주로 떠오른 종목들은 얼마동안 오르다 하한가로 떨어지는 등 '천국과 지옥'을 왕복하는 주가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예전엔 테마주안에 포함된 거의 모든 종목이 무차별적으로 올랐지만 요즘엔 종목간 등락이 엇갈리고 있다.
신한증권 배춘수 대구지점장은 "주식투자를 하려면 먼저 '디지털'의 개념부터 파악하는 등 시대흐름을 읽는 눈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동원증권 김봉환 대구지점 금융종합팀장도 "기존 정석투자 방식으로는 요즘 주식시장에서 돈을 벌기 어렵다"며 "성장성을 염두에 둔 투자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디지털 인베스트먼트'란 한 증권사의 광고 카피처럼 투자자들은 이제 '디지털 마인드로 무장하고 주식시장에 뛰어든다'는 새 투자원칙을 정립해야 할 때다.
李大現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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