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전대통령이 과연 민국당을 지지할 것인가. 총선을 앞둔 김 전대통령의 정치적인 행보에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 전대통령이 어느 쪽에 힘을 실어주느냐 여부가 한달도 채 남지않은 '4·13총선'의 주요 관전포인트 중의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김 전대통령에 대해서는 민국당이 가장 관심을 쏟고 있지만 한나라당도 그의 동향에 적잖은 신경을 쓰고 있다.
민국당은 이기택·신상우·김광일 최고위원 등 부산출신 최고위원 뿐 아니라 김윤환·김상현·장기표 최고위원에 이르기까지 최고위원들이 제각기 상도동 자택을 찾아가서 민국당 지원을 요청하고 나섰다. 이에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도 김 전대통령을 직접 찾아가서 경쟁하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민국당 출범 이후 한나라당의 주요 기반중의 하나인 부산지역이 흔들리기 때문이다.
민국당은 김광일 전청와대비서실장과 문정수 전부산시장, 김한표 전거제경찰서장, 최광 전복지부장관 등 김 전대통령의 측근인사들을 대거 공천하면서 묵시적으로라도 김 전대통령이 민국당을 지지하는 모양새를 만들었다. 민국당은 또 김 전대통령의 동서인 도재영 전 기아자동차부회장을 서울 강남을에 공천하면서 이같은 분위기조성에 일조하고 있다.
한나라당 내에 남아 있는 김 전대통령의 측근인사들의 동향은 '김심'(金心)의 바로미터다. 상도동 대변인격인 박종웅 의원은 지난 주 열린 한나라당의 부산지역필승결의대회에 참석하지 않으면서 한나라당과 일정거리를 유지하고 있고 강삼재·김무성 의원 등 김 전대통령의 직계 의원들도 당내에서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다.
일단 김 전대통령이 한나라당을 적극적으로 지지하지 않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김 전대통령에 대한 대구·경북지역과 부산·경남지역의 시각은 판이하다. 민국당이 'YS'를 업고 부산지역에서의 세불리기에 성공한 반면 대구·경북에서는 오히려 지지세가 약화되는 결과로 나타났다. 부산지역에서 민국당 바람이 일자 오히려 대구·경북지역에서는 바람이 약화된 것이다. 민국당이 'YS당'으로 비쳐지면서 남아 있는 반YS정서를 자극한 것이다. 이에 대해 김윤환 최고위원은 "영남정권을 재창출하기 위해서는 대구·경북이 부산·경남지역과 협력해야 한다"며 '영남정권 재창출론'을 제기하고 있다. 반 YS정서에서 탈피해서 영남권이 단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민련은 "나라를 국제적 파산직전까지 몰아넣은 것은 한나라당"이라면서 김 전대통령의 IMF환란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
민주당은 김 전대통령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김 전대통령은 이번 총선에서 특정정당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명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부산지역에서의 '민국당 바람'이 당초 예상보다 크게 일지 않는 데다 자칫 야권분열의 책임을 도맡아 쓸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 전대통령은 총선을 앞두고 어떤 식으로든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끊임없이 드러낼 것이라는 관측은 여전히 유효하다.-徐明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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