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배(虛舟)가 침몰했다'한나라당 이회창 총재가 주도한 공천파동에 반발, '영남정권 창출론'을 내걸었던 허주 김윤환 의원이 닻을 올리기도 전에 무명의 신인인 한나라당 김성조 후보에게 걸려 좌초하고 만 것이다. 민국당 창당을 주도하면서 총선후 야권재편을 겨냥한 정계개편의 큰 그림을 그리던 그의 구상도 낙선과 함께 휴지처럼 구겨져 버렸다.
'영남정권 재창출론'이나 세번째 '킹메이커'역할도 한꺼번에 사라져 버린 것이다.
10대 유정회를 시작으로 정계에 입문한 그는 13대 여소야대 정국에서 민정당 원내총무를 맡아 타고난 정치적 감각과 친화력을 바탕으로 발군의 정치력을 입증했고 3당합당후 뒤이은 민자당 대통령후보 경선과정에서는 YS대세론을 내세우면서 첫번째 '킹메이커'역할에 성공했다.
지난 97년 대선에서 '이회창 대통령 만들기'에 나서면서 두 번째 킹메이커에 나섰으나 실패하고 98년 한나라당 총재 경선과정에서 다시 '이회창 총재 만들기'의 주역으로 나섰으나 이후 비주류로 밀려 있다가 이번에 개혁공천을 내세운 이 총재에게 거세됐다. 이에 민국당 창당을 주도하면서 '이회창 응징'에 나섰으나 자신의 지역구 주민들조차 마지막 정치적 역할을 호소하는 그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을 정도로 한나라당 정서는 막강했다. 투표가 끝난 직후 방송 3사의 출구조사에서부터 참패가 확실해지자 그는 일찌감치 선산 장천의 자택에 돌아가 휴식을 취했다.
'대구.경북의 자존심'을 내건 그는 지역민들이 자신을 배신한 이회창 총재를 '응징'해 줄 것을 기대했으나 개표결과에 대해 깊은 충격을 받은 듯 했다. 박빙의 승부를 예상했지 1만5천표 차이로 허무하게 무너진다고는 상상조차 못했다는 것이다.그는 한국정치사에서 누구보다 탁월한 정치 감각으로 정치적 흐름을 주도해 왔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한나라당의 거센 바람앞에 좌절하고 만 것이다.
그러나 총선에서 낙선했다고 김 의원이 곧바로 정계를 은퇴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총선 후의 정국이 어떤 식으로 전개될 지, 그의 역할이 필요한 상황이 올 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는 14일 지역구에서 낙선인사를 한 후 일단 상경해서 민국당의 장래를 포함, 총선후 달라질 정국전개에 대비한 정국구상에 들어갔다. 徐明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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