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하직하기 전에 같은 병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 다소나마 도움이 될까하여 책을 펴냈습니다"
10여년간 파킨슨씨 병을 앓고 있는 의사가 자신이 겪은 고통과 신체증상, 치료방법, 5명의 파킨슨씨 환자의 병력서 등을 자세히 기록한 책을 펴냈다. 주인공은 피부과 전문의 허성진 박사(83·전 영신의원장). 제목은 '내가 앓고 있는 파킨슨씨병'(도서출판 대일).
허 박사가 집필을 시작한 것은 1998년 4월. 1997년 9월 '의협신보'에 그동안의 병력을 자세히 적은 '내가 앓고 있는 파킨슨씨 병'이란 글을 싣자 동료의사들이 "그렇게 무서운 병인 줄 몰랐다"며 최신정보를 알려 주었다. 또 같은 병을 앓고 있는 환자와 보호자들로부터 병의 진행과정과 치료방법을 알려 달라는 요청이 잇따랐다. 책을 펴내겠다고 결심했지만 집필 그 자체가 병과의 싸움이었다. 손이 떨리고 조금만 앉아 있어도 피로가 오고 현기증이 나는 게 파킨슨씨병. 눈이 침침하여 글씨도 보이지 않았다. 스스로 글씨를 쓰지 못해 주변에서 대필했다. 150여 쪽의 책을 집필하는 데 꼬박 2년이 걸렸다.
"책을 펴내고 나니 책임을 다했다는 안도감이 듭니다"
허 박사가 책을 펴내는데는 가족들의 헌신적인 뒷바라지가 있었다. 둘째 딸 영순씨와 의과대학을 다니는 손자 윤성씨가 타이핑을 맡았고, 여고 교사로 있는 외손부 양윤정씨는 책 표지그림을 그렸다.
허 박사는 책 판매 수입금의 일부를 대구경북 파킨슨씨 동우회 기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李鍾均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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