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린다 김의 로비 수법

재미교포 여성 무기 로비스트 린다 김(47)은 치밀하고도 집요한 로비력을 발휘했다.

검찰 공소장에는 그가 자기 회사에 '발넓은' 예비역 장성과 영관급 장교들을 끌어들여 군의 전략증강 사업정보를 빼내고 사업 책임자에게 끈질긴 로비공세를 펼친 과정이 상세히 드러나 있다.

린다 김은 '안면'과 '금품'을 적절히 안배하는 특유의 수법으로 로비스트로서의 필수요건인 '고급정보'와 '인맥관계'을 동시에 움켜쥘 수 있었다.

수사결과 그가 군사기밀을 빼낼 때는 자신이 설립한 IMCL사 국내총괄역으로 '오른 팔'격인 예비역 준장 신동윤씨가 진두지휘를 맡고, 그 아래 선인 예비역 중령 김장환씨가 전면에 나서 발로 뛰었다.

신씨의 지시를 받는 김씨는 공군본부, 합동참모본부를 드나들며 안면이 있던 공군중령을 통해 알짜배기 정보들을 모았고, 공군본부 모 실장의 방에서 2급 군사기밀을 몰래 가져 나오기도 했다.

이렇게 수집한 정보는 백두·금강사업은 물론 합동전략목표기획서에 수록된 중형수송기, 기본수송기, 조기경보기, 무인항공기(HARPY) 사업 등 갖가지 분야에 걸쳐있으며, 이들 사업의 추진계획·소요예산·경쟁장비 등 세목까지 파악됐다.

국내와 미국을 오가던 린다 김은 '원격지시'로 정보를 캐내기도 했다.

97년 7월과 9월 미국 LA에서 신씨에게 지시, 공대지유도탄(AGM) 구매사업, 항공전자전장비(ALQ-X) 사업의 중기계획과 소요예산 규모를 빼냈고, 98년엔 야간투시경, 정찰장비 등의 구매계획이 새나갔다.

외국의 무기업체에 수집·분석한 정보들을 제공한 뒤 군과 계약이 성사될 경우판매액의 5~10%를 커미션으로 챙기기 위한 목적이었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정보수집과 동시에 군내 사업책임자들을 향한 뇌물공세도 펼쳐졌다.

금품은 물론 골프접대, 향응, 여행경비·숙박료 제공 등 가능한 수단이 총동원된 반면 통상 관행보다 뇌물액수가 그리 크지는 않다는 게 린다 김 로비의 특징이다.백두사업 총괄역인 예비역 준장 권기대씨에게는 회사 부사장과 비서를 보내 자택·식당·호텔 등지에서 수시로 접촉한 뒤 1천200만원을 건넸다.

백두·금강사업 주미사업실장인 이화수 공군 대령에게는 카지노 유흥비를 대주고 향응을 제공하는 한편 가족의 여행경비까지 내주며 '정성'을 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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