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마음 속에 진짜 사랑은 드문 것 같아요. 민지를 보면 불쌍하다는 말은 하면서도 도와줄 생각은 안 해요" "내 식구만 잘 살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한번 해 보지도 않고 남의 자식을 어떻게 키우느냐, 대단하다는 말만 하죠".
5월은 가정의 달. '가정을 지키자'는 거창한 구호나 기념행사보다 더 값진 사랑을 실천하는 이웃들이 있다. 부모의 실직·이혼·불화 등으로 오갈데 없는 아이들을 맡아 가정의 따뜻함을 전하는 수양부모들이 바로 그들.
대구 서구 종합 사회복지관(053-563-0777)의 '수양부모 자조 모임'에 참여하고 있는 20여명의 어머니들. 돈이 많거나 사회적 지위가 높지 않은, 그저 평범한 주부들이다. 그러나 친부모가 자립할 때까지 남의 아이를 맡아 돌보는 일을 자청하고 나선 장한 사람들. 대상은 여러 이유로 부모와 뿔뿔이 흩어져 가정이 해체될 위기에 있는 아이들이다.
이들은 이미 친자녀를 둘셋씩 키우고 있지만, 남의 애라고 가리잖고 사랑을 듬뿍 쏟는다. 친아버지로부터 매맞기 일쑤였던 영숙(4) 영철(3) 남매. 처음엔 손톱을 세우고 제 몸에 손도 못대게 할 정도로 방어적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뽀뽀'를 잘 하는 예쁜 아이들로 안정감을 찾았다. 12살이 되도록 대소변을 못가리고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한 은영이. 수양부모에게 맡겨진 뒤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고 있다.
이미 남매를 키우고 있으면서도 지수(3) 한나(1) 두 딸아이의 수양부모를 맡은 한일록(34·대구시 평리5동)씨. 수양부모 자조 모임 회장. "네 아이를 키우느라 아플 겨를도 없다"고 했다. 그러나 "지수와 한나의 표정이 많이 밝아져 행복하다"고 했다.
세남매가 있지만 수양부모 신청을 해 둔 김은숙(38·대구시 태전동)씨. "애를 데리고 와 정이 들면 어쩌냐고 남편이 걱정하지만, 내 아이가 소중한 만큼 다른 아이도 소중한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金英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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