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DJ) 대통령과 김영삼(金泳三.YS)전 대통령간 청와대 회동을 하루 앞두고 여야 3당은 8일 자민련 이한동(李漢東) 총재가 최근 제기한 두 전현직 대통령간 '화해론'을 둘러싸고 미묘한 신경전을 펼쳤다.
특히 한나라당은 자민련 이한동 총재가 거론한 국가원로자문회의 구성문제에 대해 "시대착오적 발상"이라고 강력히 성토한 반면, 자민련은 거듭 이 기구의 구성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나라당 권철현(權哲賢) 대변인은 이날 주요 당직자회의 브리핑을 통해 "비록 헌법 90조에 국가원로로 구성되는 국가원로자문회의를 구성할 수 있도록 돼있지만 이는 전두환(全斗煥) 전 대통령이 수렴청정을 하기 위해 만드려고 했으나 민주화에역행하는 처사여서 실현되지 못한 것"이라면서 "이제와서 이를 부활하려는 것은 시대착오적이고 또하나의 권부를 만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권 대변인은 "또하나의 야당이라고 주장하는 자민련 총재의 입에서 (이런 주장이) 나온데 대해 의혹을 갖고 있다"면서 "김 대통령에게 은퇴 이후 자동적으로 국가원로자문회의 의장직을 맡기려는게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나라당이 이처럼 청와대나 민주당이 아닌 '제3자'의 위치에 있는 자민련 이총재가 제기한 'YS 역할론'에 대해 발끈하고 나선 것은 이회창(李會昌) 총재와 김전 대통령간의 껄끄러운 관계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자민련 김학원(金學元) 대변인은 이날 이한동 총재 주재로 열린 주요당직자 회의 브리핑에서 "외국의 경우에도 현 대통령과 전직 대통령간에 국정업무에 관한 긴밀한 협력관계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우리 헌법에도 국가원로자문회의 규정이있으나 사문화돼 제대로 시행되지 못하고 있다"며 국가원로자문회의 구성 필요성을 거듭 제기했다.
그는 또 "김 대통령과 김 전 대통령간 회동을 계기로 국정에 관한 원활한 협조관계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자민련이 두 전.현직 대통령간 화해를 강조하고 나선 이유는 'DJ-YS간 화해'를 중재하는데 일정한 역할을 하는 것이 총선참패로 위기에 처한 당의 존재를 부각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한동 총재는 향후 대선국면에 대비, 김영삼 전 대통령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YS 역할론'을 제기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한편 청와대와 민주당측은 국가원로자문회의 문제에 대해 "이한동 총재의 개인적인 의견"이라면서 실현 가능성에 전혀 무게를 두지 않았다.
청와대 박준영(朴晙瑩) 대변인은 "이한동 총재가 아이디어 차원에서 의견을 낸것 같다"고 말했으며, 민주당 서영훈(徐英勳) 대표도 "구성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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