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서쪽 끝에서 남쪽으로 조금 처져 있는 나라 시에라리온. 남한보다 작은 7만2천여㎢ 면적에 인구라고는 400여만에 불과한 이 소국이 그 처참한 역사를 종결짓지 못하고 진통을 계속하고 있다.
시에라리온은 출발부터가 슬프다. 토착민인 멘데족과 템네족이 인구의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230여년 전 북미지역 해방노예들과 영국 백인 매춘부들이 이송되면서 나라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성취한 것은 1961년. 그 전부터 민족주의 운동을 주도해 온 '마게이'가 총리를 맡았다가, 6년 뒤 선거로 정권이 사회주의 성향의 야당 APC(전인민회의당)로 넘겨졌다. 새 지도자는 스티븐스 대통령과 그 후계자들.
지금의 반군세력이 형성된 것은 1992년. 이때 쿠데타가 일어나 군부가 권력을 장악하자 그 반발로 RUF(혁명 연합전선)가 만들어졌다. 지도자는 포다이 산코(Foday Sanko). 그후 1996년 카바흐(Kabbah) 대통령의 민간정부 출범으로 쿠데타가 일단 종식되자 반군 활동도 소강상태로 들어갔다.
하지만 다음해에 다시 쿠데타가 발생, 카바흐가 쫓겨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에 나이지리아를 주축으로 한 '서아프리카 평화유지군'이 개입, 일년만에 카바흐 정권을 복귀시켰다. 그렇지만 그해(작년) 말부터 반군과 정부군 사이의 전투는 오히려 격화일로를 걸었다. 정부군이라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서아프리카 평화유지군'이 대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반군은 3만명 이상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반군이 왜 정부군을 공격하는지는 국내에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다. 국내의 한 관측통은 특산물인 다이아몬드가 문제의 핵심일 것이라고 파악했다. 그 산지를 반군이 장악함으로써 문제가 안풀린다는 것.
지금까지의 싸움으로 400여만 인구 중 5만명 가량이 목숨을 잃었다. 또 인구의 절반이 고향을 떠나 유랑길에 올랐다. 세계에서 가장 끔찍한 전쟁으로 불리는 이유가 이것이다.
양측의 전쟁은 작년 7월 한때 해결 기미를 보이기도 했다. 반군은 무장을 해제하고, 정부는 반군 지도부에 장관 등 자리를 주기로 한 것. 그 결과 산코가 실제로 입각해 부통령급으로 광산업 관련 업무를 맡고 있기도 하다. 그 약속 이행을 감독키 위해 UN도 개입했다. 작년 10월 8천200명의 평화유지군을 파견한 것. 그 숫자는 앞으로 1만1천명까지 늘어나 세계 최다가 될 전망이다.
지금 진행 중인 싸움은 정부군이 아니라 반군과 UN군의 대결이다. 무장해제를 확인하고, 반군측 다이아몬드 산지로 활동영역을 넓히려 UN군이 시도하자 반군이 저항하는 형세. 사실 여부를 놓고 이견이 있지만, 현재 500명 이상의 UN군이 인질로 잡혔다느니 반군이 이들을 인간 방패 삼아 수도 프리타운으로 진격 중이라느니 설이 분분하다.
朴鍾奉기자 paxkore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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