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인터넷 기업의 미래

홍콩의 시장 조사 회사인 가트너 그룹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순수 닷컴 기업의 85%가 2003년까지 도산하거나 인터넷 기업이 아닌 재래식 기업 또는 대규모 닷컴 기업 등에 흡수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보다 앞서 미국 경제 잡지 배런스는 미국 증시에 상장된 400여개 인터넷 기업 중 90%, 영업중인 3만여개 닷컴 기업 중 2만 5천여개가 2002년 이전 도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 인터넷 기업의 파산 원인으로는 △치열한 경쟁환경 △취약한 수익구조 △벤처 자본의 이탈 등이 주원인으로 지적됐다.

이 같은 조사가 아니더라도 최근 첨단 기술주 주도의 코스닥 주가 하락은 닷컴 기업의 미래가 밝지 만은 않다는 사실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3월말부터 5월10일까지 코스닥 지수 평균 하락률은 23% , 미국 나스닥 지수 평균 하락률은 20%였다. 닷컴 기업의 황금빛 미래가 수익창출이라기보다 관련 기업의 주가 폭등에 기반을 둔 측면이 강했던 점을 고려한다면 최근의 주가하락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처럼 인터넷 기업에 대한 낙관론이 급속히 무너지고 있는 것은 인터넷 거래의 대부분이 기존 제조업체나 서비스 회사가 거래를 온라인으로 전환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실제적인 수익성을 갖추지 못한 순수 인터넷 기업은 자연스럽게 밀려나는 형국이다.

한국 전자상거래 조합이 지난 주 조사한 '2000년 상반기 BtoB 전자상거래 시장동향'에 따르면 5월 현재 국내에서 구축됐거나 구축중인 BtoB마켓플레이스 사이트는 총 66개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유형별로 보면 B2C(기업대 개인간 전자상거래)에서 B2B(기업대 기업간 전자상거래)로 진출한 업체가 5개사(7.6%), B2B 전문 업체는 17개(25.8%), IT(정보기술)·EC(전자 상거래)업체와 오프라인 업체가 합작한 경우가 15개(22.7%)인 것으로 나타났다. 오프라인 기업이 온라인으로 진출한 경우는 29개(43.9%)로 가장 많았다.

이들 유형 중 기존 제조, 유통, 건설 등 오프라인 업체들이 BtoB 시장에 구축한 마켓플레이스가 향후 상대적 경쟁우위에 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서는 예측했다. 즉 순수 온라인 기업에 비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진출한 기업이 경쟁우위를 차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B2B가 취약한 원인으로 △비즈니스 모델의 취약 △상품·자재 컨텐츠의 미흡△초기단계 수익성 불투명 등을 지적했다. 한국 전자상거래 조합은 이에 대한 대안으로 △콘텐츠의 차별화 △경영정보 제공 △초기 영업 적자폭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수익모델 개발 △수요자 계층별 단절을 극복할 수 있는 마케팅 전략 △기존 오프라인 업체들과 제휴를 통한 브랜드 파워 강화 △경영능력 보강 등을 꼽았다.

결국 온라인 기업의 생존은 독특한 경영 노하우를 확보하거나 튼튼한 오프라인 기업과의 짝짓기에 달린 셈이다.

-曺斗鎭기자 earfu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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