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JP의 권력집착

우리 정치인의 '말'은 정말 믿어서는 안되는 걸까. 22일 이한동 총리 지명과정을 놓고 JP의 말 문제가 또다시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노회한 정치인의 권력에 대한 집착과 식언이 새삼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월 당복귀와 동시에 JP는 "공조 복원은 없다"고 일갈했다. 총선을 코앞에 두고는 공조를 파기하고 야당 선언을 하는데까지 이르렀다. 총선과정에서 보여준 JP의 김대중 대통령과 민주당에 대한 비판은 더했다. 김 대통령은 지역감정의 장본인이고 민주당은 불법, 부정선거 정당이라는게 골자였다.

게다가 총리 추천문제가 불거졌을 때는 어땠나. 물론 강창희 사무총장이 대신 전달한 말이지만 그는 "총리를 추천할 위치에 있지도 않고 그럴 의사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런 그가 20일 한광옥 비서실장의 방문을 받은 자리에서 버젓이 이 총재의 총리지명을 승락했다는 것이다.

물론 JP는 정통보수의 야당을 염두에 뒀을 지도 모른다. 적어도 총선전까지는 그랬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총선이 지나면서 상황이 변했다. 총선 패배로 자민련이 고작 17개 의석만을 차지, 거의 몰락한 것이다. 이에 따라 공천권에 전횡을 행사하면서 자신만만하던 JP의 모습은 온데간데가 없었다. 원내교섭단체 구성요건 완화라는 편법도 이과정에서 동원됐다.

그렇지만 이같은 시도는 모두 수포로 돌아갔고 마침내 JP는 또다른 변신을 시도했다. 어차피 청와대나 민주당이 자민련을 더 필요로 한다는 점을 간파한 것이다. 자연스럽게 총리직이라는 대어를 갖게됐고 민주당에 또다시 기생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누가 공조한대…"라면서 손사래를 치는 그를 우리는 또 어찌 봐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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