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농가 애물단지된 봄배추

봄 배추가격이 폭락, 판로를 확보하지 못한 일부 농민들이 배추를 폐기처분하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

의성지역에는 최근 봄배추 가격이 폭락하면서 거래마저 뚝 끊기고 200평당 55만원에 계약재배한 상인들도 아예 인수를 포기하자 애써 가꾼 봄 배추를 고스란히 밭에서 썩히고 있는 실정이다.

모내기 시한에 쫓긴 일부 농가에서는 값이 폭락한 배추를 처분할 길이 없자 하천 등지에 내다 버리고 벼농사를 서두르고 있다.

지난 25일 봉양면 화전리 한 농민은 봄내 땀흘려 가꾼 500평의 배추를 단돈 11만원에 처분, 밑지는 농사를 지었다.

봉양면 화전 3리 한 농민은 "예년의 경우 포기당 300원 정도에 거래되던 것이 지금은 10~20원도 안된다. 200평당 20만~25만원씩 든 영농자재비만 날리게 됐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봉화군 물야면 개단4리 김순학(55)씨도 300평의 하우스에 배추를 재배했으나 시장에 출하해도 운임과 인건비도 건질 수 없어 수확을 포기했다. 이에 따라 봉화군은 공무원과 공익근무요원들이 배추 팔아주기운동(3포기 1천원)을 벌여 1천200여 포기를 사들이는 등 농민돕기에 나섰다.

의성군의 대표적인 하우스 시설재배단지인 봉양면의 한 이장은 "이젠 되는 농사가 없다"며 "뭘 해야 할지 앞이 캄캄하다"고 걱정했다. 의성.李羲大기자 @imaeil.com, 봉화.金振萬기자 fact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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