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전통 미술 작품중 조선의 민화처럼 친근감을 주는 것도 드물다. 그리 지나지 않은 시대의 문화유산인 탓도 있지만 그 내포한 뜻과 쓰임새가 당시의 서민적 감정을 가장 많이 담고 있는 그림들이기 때문. 민화는 조선후기에 발달한 미술의 한 장르. 궁중대궐이나 사대부 집 혹은 민가나 절, 당집에 두루두루 걸리거나 놓였던 민화는 우리들이 늘 가까이 지켜 보던 치레그림이었다.
영남대 박물관이 18일 개막, 오는 8월25일(월~금요일 오전10시~오후5시)까지 전시하는 '민화의 세계 특별전'은 그래서 우리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영남대 박물관이 소장 민화중 수십점을 모아 민화만의 전시회를 개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 자체 소장 민화에 성보갤러리와 호암갤러리 소장 민화도 함께 50여점 전시되고 있다. 화조도, 책거리도, 십장생도, 문자도, 어해도, 어룡도, 일월도, 산신도 등 다양한 장르의 민화를 함께 볼 수 있다. 대부분이 화려하게 채색된 것들이다. 그린 이도 궁중화원에서부터 서민화가에 이르기까지 각양각색이다. 조선후기의 변절한 선비를 비웃는 듯한 꺾여진 대나무 그림, 만석꾼 안방에서나 치장되었을 법한 화려한 화조병풍 등이 풍성하다.
전통회화는 감상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나 민화는 장식적 기능과 액막이용 등의 실용성이 더해졌다는 점이 특징. 지배층 문화를 본뜨는 데서 시작된 민화는 치졸한 형식에도 불구하고 스스로의 약점을 해학과 꾸밈없는 서민들의 감정이입으로 극복해 더 독특한 미감을 보여준다.
관람후 수만평에 이르는 민속원에 들러도 좋을듯. 민속원에는 이번에 전시된 민화가 치레 장식된 사대부 가옥과 서원 등이 있다. 의인정사(宜仁精舍), 구계서원(龜溪書院) 등을 둘러보면 그만이다. 이청규박물관장은 "전시회를 위해 작품들을 검토해 보니 다른 박물관에 못지 않은 것들이었다"고 말했다.
-鄭昌龍기자 jc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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